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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7시 불꽃축제 개막식이 시작됐다. 쌀쌀한 저녁 날씨 속에 기다리던 관람객들이 사회자와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자, 대형 불꽃이 하늘로 솟아 공중에서 활짝 터졌다. 일부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불꽃쇼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이동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인파를 관리하던 안전요원들은 “자리를 지켜달라”고 했지만 소용 없었다.
‘다채로운 색깔로 내일의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밝은 미래(Light of Tomorrow)’란 주제로 열린 이번 불꽃쇼에서는 중국팀이 첫 포문을 열었다. 이어 폴란드팀이 불꽃쇼를 선보이려 했지만 일부 기술상의 문제로 한국팀이 먼저 불꽃쇼를 선보였다. 이날 오후 8시 5분께부터 시작된 한국팀의 불꽃쇼의 주제는 ‘Moonlight-달빛속으로’로, ‘빛’을 모티브로 희망의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다. 폴란드팀은 2차례 불꽃쇼를 선보이려 시도했으나 불발로 취소됐다.
‘꿈이 이뤄지다(A Dream Comes True)’라는 주제로 준비한 중국팀이 붉은색의 불꽃쇼를 연이어 선보일 때엔 “화려하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이어 한국팀이 잔나비의 ‘가을밤에 든 생각’이란 노래를 배경으로 별 모양의 불꽃쇼를 선보이자, 사람들은 휘파람을 불며 “최고다”를 외치기도 했다. 또 드론 400여 대가 하트 모양을 나타내자 사람들은 웃으며 손뼉을 치기도 했다. 수원에서 왔다는 김모(35)씨는 “한국이 역시 기술은 최고인 것 같다”며 “내년에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1시간 30분간의 불꽃쇼가 진행되는 동안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들며 화려한 불꽃쇼를 찍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가족과 친구 등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불꽃쇼를 직접 보여주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고, 5살 여자 꼬마 아이는 “와 너무 많아”라고 소리치며 춤을 췄다. 일부 사람들이 일어서서 불꽃쇼를 가까이 보려고 움직이자, 안내요원들이 “앉으라”고 반복해서 통제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오랜 기다림 속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승희(28)씨는 “불꽃축제는 처음인데 정말 화려하고 예쁜 것 같다”면서 “버스 우회정보를 몰라서 오는 게 약간 고생했지만, 친구들과 같이 걸어서 가는 경험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인파관리가 어려워 보이긴 하지만, 모두가 질서를 잘 지키는 것 같아서 보기 좋다”고 덧붙였다.
군포에 거주하는 이지연(32)씨는 “영상으로 보다가 직접 보니까 정말 아름답다”면서 “힘든 사람들이 불꽃쇼를 보면서 기운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9시부터 있을 한국과 일본 간의 축구 경기를 보러 간다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일부 사람들은 “축구 보러 가자”며 방석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한편,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이들은 불편을 겪었다. 임시화장실이 설치됐지만 늦은 오후에 들어서서는 30분씩 기다려야 할 정도로 줄이 길어졌다. 대학생인 김모(24)씨는 “화장실을 사용하려고 1시간을 기다렸다”면서 “이용 후 자리로 돌아가려니까 이미 다른 사람들이 차지해서 난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