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잼버리'→안갯속 '부산엑스포'…다시 뛰는 재계

조민정 기자I 2023.08.13 14:11:59

말 많고 탈 많았던 새만금 잼버리 공식 종료
외신 이어 정치권도 '엑스포 유치' 악영향 우려
재계 "어려운 상황이지만 끝까지 최선" 총력전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2일간 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재계의 시선은 다시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으로 향하고 있다. 잼버리 운영 부실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재계는 공장 견학, 숙소 제공 등 다양한 지원으로 수습에 나섰지만 부산엑스포 유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단 우려는 여전하다. 잼버리 대회 폐막 날까지 지원에 총력을 기울인 재계가 엑스포 개최지 투표 날까지 유치전에 열을 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태원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동유치위원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5월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인천 정비 격납고에서 열린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래핑 항공기 공개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잼버리 사태 ‘해결사 역할’ 자처

13일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조직위)에 따르면 각국 참가자들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콘서트와 폐영식을 끝으로 이날 공식 일정을 마치고 속속 귀국길에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의 부실 운영 논란을 시작으로 폭염, 성범죄 사건 등 탈 많던 잼버리 행사가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재계의 역할은 컸다. 발 빠른 지원으로 상황 악화를 막고, 스카우트 대원들이 대회를 마치는 마지막 날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잼버리 대회 기간 동안 삼성은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보유한 세 곳의 연수원을 숙소로 제공하고 신입사원 봉사활동, 반도체공장 등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LG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이노베이션갤러리 견학과 스마트팩토리 투어를,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 사업장에서 팹(공장) 윈도우 투어를 진행했다.

그러나 마음은 편치 않다. 이번 잼버리 논란이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실제로 영국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참가자들, 학부모들, 고위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잼버리 대회 불만은 한국 정부가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열을 올리는 민감한 때에 발생했다”며 “11월 유치 장소 선정에 있어 일부 한국인들은 국가 명성에 누가 될까 걱정하고 있다”고 썼다. 정치권에선 ‘아예 물 건너 갔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9일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저는 엑스포 유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본다”며 “우리보다 가능성이 높은 나라가 있는 상황에서 여러 기업이나 국민들이 힘을 합쳐서 역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이었는데, 이런 참사가 있었는데 어떤 나라의 정치인들이 대한민국에 표를 주겠나”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익을 훼손한 망언”(윤재옥 원내대표) “부산 시민과 엑스포 유치를 위해 애쓰고 있는 관계자들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전주혜 원내대변인)라고 비판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재계는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민간유치위원회 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발목 부상에도 목발을 짚고 공식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지난 6월 파리에서 열린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직접 참여한 바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선 다할 것”

현재 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유력한 가운데 부산과 로마 등 총 3개국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재계는 잼버리 악명을 씻어내고 계속해서 유치전에 열을 올릴 방침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28일 열리는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을 얻은 국가가 없으면 1·2위가 다시 맞붙는 결선투표제 방식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식적인 행사 외에도 엑스포 유치를 위해 조용한 민간외교도 다방면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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