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침체에 숙박·도소매까지 번진 ‘기업대출 연체’…비제조업 전반 경고음

이수빈 기자I 2026.01.03 09:00:00

KDB미래전략연구소 '최근 기업대출 연체율 및 부실채권 현황'
대출 못 갚고 있는 기업 늘어나는 추세
중소기업·건설업 중심으로 부실채권비율 높아
올해 수출 둔화로 기업 채무상환 능력 약화할수도
"비제조업 대출자산에 건전성 관리 강화해야"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건설업 부진이 길어지면서 대출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숙박음식업과 도·소매업, 부동산업까지 연체와 부실이 번지며 금융권 전반의 대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한국산업은행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최근 기업대출 연체율 및 부실채권 현황’ 논단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기업대출 연체율은 2.72%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말(0.78%) 대비 약 3.5배 높은 수준이다.

업권별로 보면 저축은행, 상호금융, 보험사, 여신전문금융회사를 포함한 비금융권의 악화 속도가 두드러진다.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60%로 2024년 말(0.50%) 대비 0.10%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비은행권은 7.11%로 2024년 말(5.97%) 대비 1.14%포인트 급등했다.

기업 규모별 격차도 뚜렷하다. 대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6월 기준 0.22%로 2020년 3월(0.29%)보다 오히려 낮아졌지만, 중소기업 연체율은 1.06%에서 3.24%로 약 3배 확대됐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연체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부실 우려 사업장 정리와 재구조화가 진행 중인 데다, 지방·비아파트 중심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PF 관련 연체율은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실채권비율 역시 중소기업과 건설업에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은행의 대기업·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은 각각 0.22%, 0.65%로, 코로나 이후 최저치였던 2022년 9월(0.14%, 0.33%)보다 모두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6월 말 건설업 부실채권비율이 1.46%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5년 들어서는 숙박음식업·도소매업·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거시 환경도 부담 요인이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관세정책이 본격화되며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결국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은행은 내년도 수출 증가율이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외감대상 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2021년 14.9%에서 2024년 17.1%로 확대됐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을 밑돌아, 영업활동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39.4%)과 숙박음식업(28.8%)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특히 높다.

연구소는 부동산 PF 연체율이 2022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건설업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부담이 고착화되고 있다며, “제조업에 비해 변동성이 큰 비제조업 대출자산에 대한 선제적 건전성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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