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민간 달 탐사선' 페레그린, 연료손실로 실패 위기

박종화 기자I 2024.01.09 08:36:32

개발사 "추진체에 중대한 손실"…달 착륙 전력 부족할 듯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 나사 구상에도 차질 불가피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세계 첫 민간 달 탐사선 페레그린이 연료 손실로 달 착륙에 실패할 위기에 놓였다.

8일 새벽 2시 18분께 세계 첫 민간 착 탐사선 ‘페레그린’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벌컨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페레그린 개발사인 애스트로보틱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추진 시스템 고장이 추진체에 중대한 손실을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페레그린은 이날 새벽 발사된 후 달 착륙선 작동에 필요한 전력을 얻기 위해 태양광 패널을 작동시키려 했지만 연료 손실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현재는 태양광 패널을 태양 쪽으로 돌려놓는 데는 성공했지만 달 착륙 임무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전력을 얻긴 힘든 상황으로 전해졌다.

페레그린은 다음 달 23일 달에 연착륙할 예정이었다. 착륙에 무사히 성공한다면 달에 도착한 최초의 민간 달 착륙선으로 기록된다. 앞서 이스라엘과 일본 기업도 달 착륙선을 발사했으나 각각 엔진과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지금은 발사 실패에 무게가 실려 있다. 애스트로보틱은 “손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가 포착할 수 있는 과학적 지식과 데이터를 극대화하는 걸 우선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상황에선 달 착륙 실패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페레그린의 실패는 달 개척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을 주도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게 아픈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 등은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오는 11월 달 유인 탐사를 재개하고 2020년대 후반 달에 상주기지를 세운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위해선 원활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페레그린이 나사 등으로부터 위탁받은 화물(페이로드) 20종을 갖고 달로 향한 것도 CLPS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나사는 이를 위해 페레그린에 1억 800만달러(약 1400억원)을 지불했다. 나사는 CLPS를 위한 우주선을 다음 달 추가 발사할 예정이었는데 NYT는 페레그린이 실패하면 나사가 이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엘 컨스 나사 과학임무국 부국장은 “성공과 실패 모두,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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