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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야스노리 세이코엡손(이하 엡손) 글로벌 대표는 23일 일본 나가노현 스와시 소재 엡손 본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국내 사업계획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가 진행된 엡손은 한국엡손의 본사 격으로 전 세계 81개 해외법인에서 프린터, 프로젝터 솔루션 등을 제공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선 한국엡손을 비롯 엡손 실적 및 경영전략 관련 질문이 나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방불케 했다. 엡손은 전 세계적인 수요 침체로 인한 경기불황에도 호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매출과 영업익은 각 1조3303억엔(약 12조6542억원)과 951억엔(약 9043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프린터 등 프린팅 솔루션 부분이 전체 수익의 67.8%를 차지했다. 프로젝터 등 비주얼 커뮤니케이션과 시계와 관련 부품 등 제조 솔루션 비즈니스가 각각 16.2%와 16.1%로 나타났다.
미디어아트와 스크린골프 등 문화산업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친환경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잉크젯 프린터를 선호하고 있는 점이 호실적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앱손 측 설명이다.
오가와 대표는 “매출의 경우 지난해 대비 20%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증가했는데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 영업이익에 신경쓰는 이익중심 경영을 추구한 결과”라며 “그간 호황기를 맞은 사업에서 얻은 이익을 성장시키는 사업에 투자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재료 및 물류비 등 비용 상승 리스크에 대해선 “원재료 소싱이나 물류비용을 삭감함으로써 운영체계를 효율화했다”고 했다. 엔저(低) 현상으로 인한 환차익도 실적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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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한국엡손안 글로벌 엡손 수익 창출에 일조하고 있다”며 “한국은 성장하는 시장인 데다 환경의식이 높아 잉크젯 프린터 등 친환경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자사의 사업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엡손의 제품별 매출 비중을 보면 프린터와 프로젝터가 각 55.38%, 41.03%를 차지하고 있다.
엡손의 잉크젯 프린터는 열을 사용하지 않고 인쇄하는 히트프리 기술을 담고 있다. 고온가열 없이 미세한 전압을 가함으로써 잉크를 분사해 소비전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오가와 대표는 아직까지 오피스 시장에서 레이저 프린터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수 기업들이 친환경 경영 기조로 전환함에 따라 잉크젯 프린터 사용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이저 프린터를 내연기관차에 비교하자면 잉크젯 프린터는 전기차라는 논리다.
또 “패션산업 등 예술분야와 스크린골프와 같은 엔터테인먼트에서 성장율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고 이에 최적화한 프린터와 프로젝터 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에는 대기업이 많아 협업 가능성이 많다”며 “특정 기업과 협업해 대규모 비즈니스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증강현실(AR) 기기 사업과 관련해선 “AR 시장 성장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 하에 잠정적으로 한국 내 스마트글라스 사업을 철수한 상황”이라면서도 “독자적인 실리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더욱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을 개발 중이며 향후 한국시장 재진출 계획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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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손은 1990년대에 프레온가스 사용을 완전 철폐하겠다는 정책을 실현할 정도로 친환경 사업에 열중하는 기업이다. 오가와 대표는 올해 안에 우리나라에서 RE100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여전히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오가와 대표는 “친환경 솔루션을 토대로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친환경 기업의 기본”이라고도 강조했다.
그가 자사 주력제품으로 꼽은 것은 ‘페이퍼랩’이다. 페이퍼랩은 폐지를 새 종이로 만드는 기술인 드라이화이버(Dry-Fiber) 기술을 토대로 한 세계 최초의 사무용 제지 시스템이다. 사용된 종이를 다양한 크기, 두께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으며 건식 공정으로 종이를 생산하고 있어 종이 재활용 과정에 필요한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일본과 유럽에 출시됐으나 아직 한국엔 도입되지 않았다.
그는 “페이퍼랩은 아직 가격이 높고 실질적 수요가 많지는 않다”면서도 “회사 내부에 ‘환경기술 개발회의’라는 협의체에서 이같은 비즈니스 필요성이 제기돼 믿고 진행했다”고 했다.
앞으로 종이와 패브릭뿐 아니라 폐금속도 리사이클링할 것이라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웨이퍼 불량품을 금속 파우더로 변형시켜 금형 설계 및 금속 부품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며 “일본 내 관련 비즈니스를 위해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