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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품 잘 팔릴지 예측 가능"…데이터 품은 PB, 新성장동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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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영 기자I 2026.09.28 05: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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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전성시대, 유통사 新경쟁력]②
컬리·무신사·올리브영·쿠팡·GS25
고객 데이터 기반, 품질·차별화 집중
록인 효과 이어 해외공략 발판으로
가격·마진 직접 설계로 가성비 유지
PB 매출 늘면서 유통가 매대 변화
중소 제조사와 PB 동반성장 효과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컬리가 지난 2일 첫선을 보인 화장품 자체브랜드(PB) ‘듀에라’는 상품 기획 과정에서 분석한 고객 후기만 300만건에 달한다. 단순히 가격을 낮춘 상품 대신 소비자가 겪는 불편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컬리 관계자는 “시중에 컬리만의 가격·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이 없을 때 직접 PB로 기획한다”며 “PB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저가 제품)과 달리 품질을 높여 상품성을 갖추는 데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유통 플랫폼이 직접 기획하고 만드는 PB가 진화하면서 유통의 판을 흔들고 있다. 단순히 제조사 브랜드(NB) 상품을 따라하거나 가격을 낮추는 수준을 넘어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플랫폼만의 차별화 상품으로 키우는 방향으로 확장된다. 고물가로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해지고 제조·유통 생태계도 바뀌면서 PB가 가성비 상품을 넘어 유통 플랫폼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새 성장동력 된 데이터 기반 PB

27일 업계에 따르면 각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고객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PB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무신사가 전개하는 패션 PB ‘무신사 스탠다드’가 대표적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매출액 4700억원을 기록했다. 무신사는 뷰티 PB도 키우면서 전체 매출액에서 PB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26.2%→2024년 27.2%→2025년 30.8%→올해 상반기 32.4% 등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 성과를 발판 삼아 일본·중국·동남아 등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구매, 상품 후기 등 고객 행동을 후속 품목(SKU) 구성이나 신규 상품 기획에 반영한다. 이 방식은 무신사가 전개하는 뷰티 PB인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오드타입’ 등에도 적용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다보니 다른 플랫폼으로의 고객 이탈을 막고 고객이 무신사를 찾아야 하는 이유가 됐다”며 “다른 제품으로의 연관 구매 효과가 일어난다”고 전했다.

올리브영은 뷰티 PB를 해외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고 육성하고 있다. 슬로우 에이징을 콘셉트로 한 ‘바이오힐 보’는 매출액 절반 이상이 이미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웨이크메이크’·‘컬러그램’(색조) 등도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리테일(소매업)을 운영하다 보니 해외 트렌드, 국가별 규제 등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고, 국내 매장을 찾는 외국인 고객을 통해 관련 데이터도 많이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플랫폼사들은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제품이 잘 팔릴지 예측 가능하다”며 “고객 데이터가 곧 유통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무신사 스탠다드 스타필드 고양점 개장 당시 모습 (사진=무신사)
지난해 무신사 스탠다드 스타필드 고양점 개장 당시 모습 (사진=무신사)
5천원 이하 제품↑…대형마트 ‘가격 경쟁력’

유통사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PB를 키우는 이유로 가격과 마진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은 대형마트 등 장보기 채널을 중심으로 PB가 일찌감치 자리 잡은 이유기도 하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직원들이 PB 상품을 홍보하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직원들이 PB 상품을 홍보하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요리하다’(식품)·‘오늘좋은’(비식품) PB 가운데 5000원 미만 상품 비중을 46%까지 끌어올렸다. 이들 상품의 올해 1~8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났다.

이마트(139480) 역시 가성비 PB ‘노브랜드’에 이어 지난해 8월 5000원 이하 제품으로만 구성한 PB ‘5K 프라이스’를 선보였다. 출시한 지 1년을 맞은 지난달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8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형마트의 PB 제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PB는 유통사가 기획부터 구매, 마진까지 전 과정을 설계할 수 있어 NB 대비 20~30% 이상 저렴한 가격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PB의 가격 경쟁력에 품질을 높이고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점차 NB를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도 가성비 PB를 내세우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편의점별 대표 PB로는 △CU ‘득템’ △GS25 ‘리얼프라이스’ △세븐일레븐 ‘세븐셀렉트’ 등이 있다. 전체 매출에서 PB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CU 29.5%, GS25 30.0%, 세븐일레븐 29% 등으로 30% 안팎이다.

‘상생’으로 키우는 PB 경쟁력

유통사의 PB는 중소 제조사엔 새로운 판로가 되고 있다. ‘곰곰’(식품)·‘탐사’ ‘코멧’(생활용품)·‘홈플래닛’(가전) 등을 운영하는 쿠팡은 협력하는 중소 제조사를 2021년 380곳에서 지난해 640곳으로 확대했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협력 제조사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쿠팡의 PB 자회사인 CPLB는 마케팅·물류·고객 응대를 전담하고 협력사는 제품 개발·생산에 집중하는 분업화 구조를 구축했는데, 이것이 효과로 나타났다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

쿠팡은 또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성수동 앤더슨씨에서 첫 오프라인 PB 팝업 ‘쿠팡 온리 페스타’를 개최했다. 앱 검색창에 머물던 PB 상품과 중소 제조사를 오프라인으로 이끌어내 고객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 자리다. 쿠팡이 PB를 단순 매출 상품이 아닌 플랫폼의 핵심 자산으로 여기며 파트너사와 동반 성장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괜찮은 PB 제품은 각 유통사에 고객을 끌어들이고 묶어두는(lock-in) 차별화 요인이 될 수 있고, 유통사와 협력하는 중소 제조사도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면서 “유통사가 상생 관점에서 제조사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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