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감축 성적' 매년 점검 추진…감산기술 없는 철강·석화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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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기자I 2026.01.30 05:00:00

기후부, 연도·부문별 이행안 수립 예고
2050년 탄소중립 감축 경로도 구체화
재정·세제·금융 종합지원 병행한다지만,
‘감축기술 부재’ 산업 눈앞 부담 커질수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2035년까지의 연도·부문별 온실가스(탄소) 감축 이행안(로드맵) 수립에 착수한다. 지난해 11월 확정한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을 구체화하겠다는 것인데, 연도·부문별 계획이 구체화한다면 아직 감산 외 뚜렷한 감축 수단이 없는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산업계를 중심으로 당장의 부담이 커지리란 우려가 뒤따른다.

연도별 탄소감축 속도 두 배 높여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기후에너지 정책 분야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우선 2035 NDC를 반영한 연도·부문별 탄소감축 로드맵을 만든다. 2035 NDC는 2035년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줄인다는 10년 후 목표치만 제시됐는데, 이를 더 구체화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연도별 로드맵이 2035 NDC 목표 하한선(53% 감축) 맞춰 매년 동일한 수준의 감축 목표를 제시한다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10년간 매년 2750만t씩 탄소 배출량을 줄여나가야 한다. 2018년 이후 6년간 연평균 1500만톤(t)을 줄여왔는데, 그 속도를 두 배 가까이 높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정부는 더 나아가 2026년부터 2045년까지 20년에 이르는 계획을 담은 제2차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과 2050년 탄소중립까지의 감축 경로를 반영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도 함께 추진한다.

현재는 2018년 한해 7억 4230만t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탄소 순배출량을 2035년엔 53~61% 줄이고, 2050년엔 0t으로 만들겠다는 장기 계획만 있는데, 그 경로를 더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앞선 2024년 구체적 경로를 제시하지 않은 현 기본법이 미래 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이에 이미 500명 규모 시민대표단을 중심으로 공론화를 진행해 올 3월 말까지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목표 아래 관련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목표 세우기에 앞서 지원체계 선행돼야”

산업계 부담 가중이 우려된다. 이미 지난해 11월 2035 NDC 확정으로 10년 후 감축 목표치가 확정되기는 했지만 당장 눈 앞의 연도별 목표가 제시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일례로 단일업종 최다 탄소 배출원인 철강산업의 경우 기술과 시장 여건이 갖춰지게 되면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당장은 감산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 수소환원제철이 실증 중이지만 대량의 수소가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되는 시장이 만들어져야 하므로 아직 상용화 시점을 장담하기 어렵다. 또 다른 감축 수단인 전기로 전환 역시 철강제품의 품질 확보 과제와 함께 최근 4년 새 70% 오른 전기요금이 발목을 잡고 있다.

석유화학이나 시멘트산업 등 또 다른 탄소 다배출 산업도 중장기 탈탄소 기술개발 계획은 있지만 당장 뚜렷한 방안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내연기관차 부품 중심으로 이뤄진 자동차 부품업계나 보일러업계도 정부의 전기·수소차 및 히트펌프 보급 확대 계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앞줄 왼쪽 8번째)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앞줄 왼쪽 7번째)을 비롯한 관계자가 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전환(K-GX, K-Green Transformation) 추진단 출범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정부도 이 같은 산업계의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해 지원책을 병행할 계획이다. 전날(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 합동 한국형 녹색전환(K-GX) 추진단을 출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추진단은 산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올 상반기 중 재정·세제·금융 전반에 걸친 지원 체계를 담은 K-GX 전략을 만들기로 했다. 추진단장을 맡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출범식에서 “제조업 중심의 우리 경제에서 선제적 녹색전환은 국가 명운이 달린 핵심 아젠다”라며 “강력한 의지를 갖고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탄소감축 경로를 구체화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산업계가 이를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체계 마련이 선행돼야 현실적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기업이 정부 이행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은 물론 신산업을 일으키는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촘촘하고 세밀한 지원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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