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작가 "한글 위대함, 전 세계에 알려지길"

김은비 기자I 2020.10.09 16:19:47

9일 소설 ''킹 세종 더 그레이트'' 출간
영문본과 한국어 번역본 동시에 나와
세종과 한글창제 과정에 상상력 더해
"낯선 세종, 새로운 창작물로 봐주길"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글을 처음 알았을 때 충격을 받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한글의 우수성뿐 아니라 한글에 대한 이야기가 전 세계에 알려지기를 바랬습니다.”

미국의 유명 드라마 ‘스타트렉’의 작가 조 메노스키가 5년 전 ‘한글’과 세종대왕을 접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메노스키는 이후 직접 한국에 와서 한글을 배울 정도로 한글에 매료됐다.

9일 한글에 대한 메노스키의 애정을 담은 책, ‘킹 세종 더 그레이트’가 한글날에 맞춰 세상에 나왔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는 내용을 주제로 한 판타지 소설로, 영어본과 한국어 번역본을 함께 출간했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메노스키가 한글을 접하면서 가장 놀란 점은 한글의 기능과 우수성이 아니었다. 세종대왕이 한글의 모든 것을 만들었다는 점이 그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그는 “만약 세종대왕이 유럽의 왕이었다면 이미 그 이야기는 영화와 드라마, 책으로 나와 세상에 알려졌을 것”이라며 이 책의 집필 이유를 밝혔다. 특히 자신만의 특유의 상상력을 더해 세종대왕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는 이 책을 바탕으로 영화나 드라마까지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

‘킹 세종 더 그레이트’는 지금껏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세종대왕과 한글 창제 과정을 다소 다르게 묘사했다. 책에서는 한글은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결과물이 아니다. 세종대왕 한 사람이 몽골과 중국, 일본 등의 인접국을 대상으로 전략과 전술을 능수능란하게 펼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만큼 세종대왕에 대한 찬사가 신화에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한글 창제 과정에서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감탄사가 터진다. 5~6세기 동방에 전해진 기독교(네스토리우스교) 사제와 세종대왕의 비밀스러운 만남을 계기로, 훗날 유럽에 한글 자모가 전해졌다는 것이다. 물론 ‘픽션’이다.

메노스키는 이런 상상력이 역사 왜곡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 역사적으로 인접한 다양한 국가나 부족을 상대해야 했기에 한글 이야기를 ‘국제적 스릴러’ 내용으로 풀어도 문제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메노스키는 “그 과정에서 새로운 역사적 인물을 창조했다”면서 “정사의 기록에 바탕을 둔 이야기가 익숙한 분께서도 창작한 역사 판타지라는 점을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 책은 다소 낯설고 생소하다. 세종과 한글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부터, 책 곳곳에 등장하는 어색한 표현에 이질감을 느껴질 정도. 그럼에도 한글을 모국어로 하지 않는 작가가 한글과 세종대왕을 창작의 소재로 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이 책은 한복이나 궁의 모습, 성곽 등에 대해 외국인의 시선으로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K-팝과 드라마, 영화 등의 한류가 K컬처로 더 폭넓게 세계로 퍼질 수 있는 가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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