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집행부진 '신고포상금' 예산 반토막…"제도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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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렬 기자I 2025.11.20 05:07:00

내년도 예산 17.5억 편성…올해 대비 45% 삭감
'집행부진' 이유 31.5억 대비 11.5억 집행 그쳐
공정위, 제도 개선 추진 "홍보 강화·지급 대상 확대"

공정거래위원회.(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시장과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분야에서 불공정행위를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신고포상금’ 예산을 집행부진 이유로 절반 가까이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담합 등 사건 관계자의 신고 없이는 법 위반행위를 적발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단순히 예산을 삭감하기보다 신고포상에 대한 홍보를 활성화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도 예산 45% 삭감…

19일 국회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내년도 예산안에 ‘신고포상금제도운영 사업’ 예산을 올해(32억원) 대비 14억 4900만원(-45.3%) 감액한 17억 5100만원으로 편성했다.

신고포상금은 2002년 ‘부당한 공동행위 신고자보상금제도’라는 이름으로 처음 도입된 이후 현재 총 14가지 유형의 위반행위에 대해 최대 3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위반 행위는 △부당공동행위 △사업자단체금지행위 △신문판매고시 위반행위 △부당지원행위 △부당고객유인행위 △사원판매행위 △미등록다단계 △사행적판매원확장금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하도급법 위반행위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 △가맹거래법 위반행위 △대리점법 위반행위 △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제출 행위 등이다.

모든 신고자에게 포상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신고·제보 입증에 필요한 증거자료를 제출한 자가 포상금 지급대상자가 된다. 신고포상금은 위반행위의 유형·조치수준, 증거 또는 정보 수준에 따라 산정되며, 사건 의결 또는 재결이 있는 날로부터 3개월 내 공정위 포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다.

신고포상금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예산액을 초과해 집행됐지만, 지난해부터는 신고 건수가 줄어들며 집행도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예산 30억원 대비 지급액은 14억 1500만원에 불과했고, 올해는 31억 5000만원 대비 11억 5400만원(9월 기준)에 그쳤다.

하도급법 위반행위의 경우 계약당사자는 공익적 목적이 없다는 이유로 포상금 지급 대상자에서 제외되고, 입증에 필요한 증거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까다로운 절차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신고포상금 대부분이 ‘부당공동행위’에 집중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올해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포상금 지급이 전체 포상금 지급액 대비 99.1%를 차지하기도 했다.

출처=국회
제도 개선 목소리…“홍보 강화·지급대상 확대”

신고포상금 제도의 필요성을 고려할 때 예산을 무조건 삭감하는 것보다 제도를 개선하고 활성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 모니터링 만으로는 갑을 관계에 있는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 벌어지는 갑질행위나 경성담합 등을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부당행위가 내부고발 없이 적발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의 보복 우려로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상당하다며 ‘중소기업 기술보호 감시관’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선주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은 “신고포상금은 은밀하게 이뤄지거나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법 위반행위를 효과적으로 적발·시정하기 위해 관련자 등의 신고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제도”라며 “공정위는 적극적인 신고포상금 제도의 운영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정감사에서도 하도급법 관련 신고포상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5년간 하도급법 위반 신고에 대한 포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며 “신고포상제의 실효성을 복원해 시장 구성원 모두 두려움 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공정위도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포상금 지급 실적이 저조한 위반행위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홍보·안내를 강화하고, 하도급분야 신고포상금 지급 대상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도급법상 위반행위를 한 원사업자뿐만 아니라 피해를 입은 수급사업자까지도 신고포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수급사업자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고 그게 사건 처리가 되려면 보통 1년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신고와 신고포상금 지급의 시차가 있다”며 “올해 신고 건수가 적다보니 내년 예산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도 홍보 예산을 1000만원 정도 늘렸고, 신고포상금 지급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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