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 등 국경까지 열었다…20억명 대이동 시작[중국은 지금]

김윤지 기자I 2023.01.08 14:03:25

국경 개방에 해외 입국 절차 정상화
중-홍콩 '격리 없는' 왕래…41만명 예약
춘윈 기간 첫날에만 3500만명 이동
의료진 60%, 양성에도 근무…병원 한계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 기쁘다. 건강과 가족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

베이징에서 영상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광둥성 출신 30대 여성 리씨는 이번 춘제(중국 최대 명절인 음력 설)을 계기로 베이징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지난 3년 동안 유지됐던 엄격한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가 폐기된 데다 홍콩과 ‘격리 없는’ 인적 교류 재개로 고향 근처에서 일자리 찾기가 더 나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국경이 개방된 1월 8일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에선 국제선 항공편을 타고 도착한 한 승객이 가족의 환영을 받고 있다.(사진=AFP)
그동안 ‘제로 코로나’에 발이 묶여 있던 중국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8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국경을 개방하고 홍콩과의 격리 없는 자유로운 왕래도 재개했다. 전일부터 ‘춘윈’(春運·춘제 특별수송기간) 또한 시작되면서 수년 동안 가족을 만나지 못했던 타지 거주 중국인들이 대거 귀향길에 나섰다. 중국 내에서만 춘윈 기간 약 20억명의 이동이 예상된다.

◇ 방역 시설 철거하고 방역 요원도 철수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이날 0시를 기점으로 중국 상하이 국제공항 직원들은 해외 입국자와 관련된 공항 내 각종 방역 시설을 철거했다. 이날부터 해외 입국자는 의무 시설 격리와 도착지 핵산(PCR) 검사가 폐지되는 등 입국 절차가 정상화되기 때문이다. 출발 48시간 전 PCR 음성 결과지만 제출하면 된다.

이에 공항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던 방역 요원들이 전원 철수했으며, 여객 동선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다시 배치되고 대중교통과 음식점 등 공항 내 서비스도 재개됐다.

새로운 조치 시행 이후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에 도착한 첫 국제선 항공편은 오클랜드 뉴질랜드에서 출발해 오전 6시 45분께 내린 NZ289편으로, 펑파이는 승객들의 입국 및 통관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중국~홍콩 간 ‘격리 없는’ 왕래도 같은 날 3년 만에 재개됐다. 접경지역 7개 검문소를 통해 하루 총 6만명씩 양방향 이동이 허용된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41만명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중국으로 이동을 신청했으며, 춘제를 전후로 대부분 검문소 예약이 마감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일 가장 많은 인원이 허용된 록마차우 검문소에는 이날 새벽부터 인파가 몰렸다. 존 리 홍콩 행정 장관이 직접 해당 검문소를 찾아 출입국 심사대를 둘러보고 통행 재개를 축하했다. 그는 특정 날짜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향후 일일 허용 인원을 완전히 해제해 이전과 같은 자유로운 왕래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춘윈 기간이 시작된 지난 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한 기차역.(사진=AFP)


◇ 춘제에 中 21억명 이동…의료진 한계 호소

중국 내 이동도 활성화되고 있다. 전일부터 2월15일까지 이어지는 40일에 걸친 춘윈이 시작됐다. 중국 교통운송부에 따르면 7일 하루 중국 내 전체 여행객은 3473만명에 달했다. 이중 철도 이용객은 전월 대비 18%, 도로 이용객은 12.5% 증가했다.

특히 이번 춘제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이후 처음 맞이한 최대 명절이다. 교통운송부는 이번 춘윈 기간 연인원 약 20억950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 대비 99.5% 증가한 것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70.3% 수준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국철그룹을 인용해 해당 기간 친지 방문, 근무나 학업 목적, 관광 등 기본적으로 이동 수요가 늘어났으며, 일부 인기 기차 노선은 매진됐다고 전했다. 7일 오전 8시에 판매를 시작한 춘제 시작일인 21일 기차표의 경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가 인기 출발지로 주로 귀성객이며 예약자 연령대는 24~30세가 주를 이뤘다.

1월 8일 중국~홍콩 간 ‘격리 없는’ 왕래가 재개된 가운데 선전 인근 록마차우 검문소에서 서류 검토를 받는 여행객들(사진=AFP)
중국의 국내외 이동이 본격화 되면서 코로나19 방역 역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이날 SCMP는 의료 플랫폼 이미리서치가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전역 의료진 30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의료진 10명 중 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에도 인력 부족으로 인해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주요 대도시에서 중소도시, 농촌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는 코로나19 대규모 감염에 의료 시설도 한계에 달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CMP는 중국 후난성 한 병원을 예로 들면서 70~80대 코로나 중중 환자가 대부분 병상을 차지하고 있고, 고령층, 만성 질환자, 임산부 등 취약층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방역 당국은 공중 보건 등에서 방역에 힘쓰다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오야후이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국장은 중국 관영 중앙(CC)TV와 인터뷰에서 “자격을 갖춘 의료 기관을 상대로 발열 진료소 추가 개설을 요구하는 등 의료 자원을 더욱 확대하고 의료 서비스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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