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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불안에 반도체 투매…나스닥 2.9% 급락[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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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31 05: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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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9%↓…아마존 현금 적자에 투자 회수 우려
나스닥100 장중 고점 대비 10% 하락선 넘어
월말·중간선거 전 매도 압력도…방어주 일부 상승
“수요를 이익·현금으로”…기대에서 실적 검증으로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인공지능(AI)의 성장 가능성보다 투자금을 회수할 능력을 따지는 시장이 됐다. 뉴욕증시가 30일(현지시간)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인텔과 아마존의 실적 충격에 일제히 하락했다. 이번 주 알파벳에 이어 기술기업들의 실적과 전망이 잇따라 기대를 밑돌면서 반도체·서버주까지 매도세가 번졌다. 여기에 월말과 다음 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투자 노출을 줄이는 움직임이 겹친 것도 낙폭을 키운 요인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86% 떨어진 2만5436.9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2% 하락한 7580.07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9% 내린 5만1770.31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지난 6월 5일 이후 최대 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도 3.46% 떨어졌다. 장중에는 최근 고점 대비 하락률이 10%를 넘어 통상 기술적 조정으로 부르는 구간에 들어서기도 했다.

본업이 투자비 댈 수 있나…실적 발표가 흔든 신뢰

이번 매도세는 AI 수요가 갑자기 사라져서 발생한 것은 아니다. 광고와 전자상거래, PC 등 기존 사업의 성장에 제동이 걸리는 가운데 AI에 들어가는 돈은 계속 커진다는 점이 불안을 자극했다. 미래 투자금을 뒷받침할 현재의 현금 창출력에 의문이 생긴 것이다.

알파벳은 검색광고 성장 둔화와 분기 잉여현금흐름 적자로 전날 12.6%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1.4% 내렸다. AI 검색 이용 확대가 아직 기존 검색만큼 광고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아마존은 AWS 매출이 전년보다 39.3% 늘었지만 전체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예상을 밑돌면서 1.4% 하락했다.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은 424억달러 적자였고 올해 설비투자 계획은 2200억달러로 유지했다. 클라우드가 빠르게 성장해도 투자비를 충당한 뒤 현금이 남는지는 별개라는 점이 부각됐다.

밀러타박의 맷 말리 수석 시장전략가는 기술기업 본업의 약화가 투자 성과를 확인할 시점을 더 뒤로 미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 성과가 기업들이 약속해온 만큼 클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말했다.

인텔은 28% 넘게 폭락했다. 3분기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4분기 전망이 크게 부진했다. PC 수요 둔화와 이스라엘 공장 사고에 따른 생산 차질이 겹쳤다. AI 투자 수익성 우려와 함께 개별 기업의 사업·공급 문제가 동시에 가격에 반영된 셈이다.

인공지능(AI) 이미지 (사진=AFP)
인공지능(AI) 이미지 (사진=AFP)
기대 높았던 반도체 직격탄…월말·선거도 매도 압력

매도세는 인텔에 머물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약 4%, AMD는 약 11% 떨어졌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약 9% 하락했다. 델은 10.8%, HP는 6%대 낙폭을 기록했다. 샌디스크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도 약 13.5% 내렸다.

웰스스파이어어드바이저스의 올리버 퍼시 선임부사장은 이번 주의 핵심은 AI 투자가 수익을 낼 수 있는지, 가능하다면 얼마나 빨리 실현될지였다고 설명했다. 높은 기대에 부응하는 기업은 좋은 평가를 받지만 실행력이 부족하거나 기대를 밑도는 기업은 가혹하게 평가받는다는 것이다.

에쿼티아머인베스트먼츠의 조 타이게이는 “AI 투자는 희망과 꿈의 단계에서 ‘성과를 보여달라’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문이 많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를 실제 이익과 현금으로 전환하는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급과 일정도 하락 압력을 더했다. CNBC는 10월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월말과 다음 주 중간선거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오후 매도세가 강해졌다고 전했다. 다만 월말이라는 사실이나 특정 선거 결과 전망만으로 급락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실적 충격이 먼저 발생한 가운데 위험 노출을 줄이는 움직임이 겹쳤다는 해석이다.

방어주 버텼지만…다른 업종으로 이동할 돈도 줄어들까

일부 자금은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종목으로 이동했다. 월마트는 1.9%, 코카콜라는 1.4%, 머크는 2.2%, 암젠은 1.2% 상승했다. 정유사업 호조로 실적이 예상을 웃돈 엑손모빌과 셰브런도 각각 2.2%, 1.8% 올랐다.

이는 기술주 약세가 모든 기업의 실적 악화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299곳 중 82%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다만 일부 방어주의 상승에도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하면서 순환매만으로 시장을 지탱하기는 어려웠다.

말리 전략가는 주요 지수의 하락이 더 뚜렷해지면 투자자들이 다른 업종 대신 현금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UBS의 울리케 호프만부르카르디는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며 기술주 밖으로도 투자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암호화폐에는 별도 악재가 겹쳤다. 바이낸스에서 약 63억달러 규모 해킹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코인베이스는 10.6%, 스트래티지는 7.8%, 로빈후드는 7.2% 하락했다. 비트코인도 7만7000달러를 밑돌았다.

중동의 공급 차질과 이란전쟁 격화 우려에 국제유가도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2.12달러(2.08%) 오른 배럴당 104.12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만기를 맞은 12월물 브렌트유는 2.76달러(2.4%) 상승한 117.64달러에 정산됐다. 거래가 더 활발한 내년 1월물은 2.63달러 오른 113.43달러였다. WTI와 12월물 브렌트유 모두 4월 말 이후 최고 정산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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