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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성과급만 챙기는 노조 탈퇴"…삼전 '노노 갈등' 격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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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I 2026.05.03 13:00:00

삼성전자 완제품 조합원들, 노조 탈퇴 러시
성과급 배분 갈등에 반도체와 완제품 충돌
"반도체 성과급만 챙긴다"…노조 내부 균열
파업 스태프 수당 명목으로 조합비는 5배↑

[이데일리 김정남 김소연 기자] 삼성전자 노조 내부의 ‘노노(勞勞) 갈등’이 현실화하고 있다. 총파업 강행 분위기가 짙어지는 가운데 성과급 수혜에서 소외 당하고 있는 완제품(DX)부문 노조원들의 탈퇴 신청 건수가 하루 1000건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중심 반쪽짜리 노조의 ‘대표성’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홈페이지에는 노조 탈퇴를 신청하는 글이 급증하고 있다. 하루 100건 미만이었던 탈퇴 신청 건수가 지난달부터 증가하더니,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고 29일에는 1000건을 넘어섰다. 이는 초기업노조 창립 이래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노조가 반도체(DS)부문만 챙긴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탈퇴 이유다.

삼성전자 노조가 공개한 지난 3월 말 기준 조합원 비율을 보면, DS부문 소속 조합원은 5만5822명, DX부문 소속 조합원은 1만4553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노조원 10명 중 8명이 반도체 부문에 속해 있다. 현재 노조는 호실적을 내고 있는 DS부문에 대해서만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할 것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DX부문에 대해서는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의 사업을 하는 DX부문은 핵심 부품인 반도체 가격 폭등 탓에 수익성이 떨어져 연간 적자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노조의 요구대로면 올해 성과급은 DS부문 임직원만 인당 6억원 수준을 받고, DX부문은 철저히 소외 당할 게 뻔하다.

게다가 노조는 DS부문 내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를 두고서는 메모리사업부에 버금가는 대우를 요구하고 있어, DX부문 직원들의 반발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최근 초기업노조가 “파업 기간 중 15일 이상 활동하면 수당 30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스태프 모집에 나선 게 노노 갈등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 1월 쟁의 기간 조합비 인상(1만원→5만원) 결정이 파업 현실화 가능성으로 수면 위에 올라온 것이다. “파업하면 임금이 줄어드는데 조합비까지 올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들이 쏟아지는 이유다. 한 DX부문 조합원은 “DX와는 상관없는 남의 투쟁을 위해 내 지갑에서 돈을 뜯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노조비 자동 공제 방식인 ‘체크오프’ 신청을 철회하는 움직임 역시 있다. 체크오프는 회사가 매달 급여에서 노조비를 공제해 노조에 전달하는 제도다.

재계 한 관계자는 “DX부문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하면 삼성전자 노조의 대표성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DS부문 내에서도 노조원이냐 아니냐를 두고 편을 가르면 조직문화가 경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조를 둘러싼 논쟁은 사회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일부 조직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했는데, 이는 삼성전자 노조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삼성그룹 내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조는 노동절인 지난 1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이후 이날까지 사흘간 파업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의 발언 직후 삼성전자 노조가 “LG유플러스를 두고 한 말”이라고 주장하자, LG유플러스 노조가 곧바로 반발하며 노노 갈등이 격화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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