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일본기업 아니예요"…'선긋기' 나선 유통기업들

김유성 기자I 2019.07.06 12:21:37

한국코카콜라, 조지아 등 일부 브랜드 日 제품과 상관 無
''당혹'' 편의점 브랜드, 日 기업 아니지만 ''벙어리 냉가슴''
기술제휴 활발한 식품기업, 사태 추위 관망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일본 정부의 급작스런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여파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까지 퍼져나갈 조짐이 보이자, 몇몇 기업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선긋기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일본기업과의 관련성을 부정하거나 적다고 전하고 있다.

5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일본제품 상품 판매 결정을 선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상품 불매 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들은 2차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 정부에 부역한 전범기업 리스트를 공개하고 사지 말아야할 일본제품 품목을 공유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한국코카콜라는 공식적인 입장자료를 냈다. 이들 품목 리스트에 자사 일부 브랜드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조지아 커피’와 ‘토레타’다. 일본에서 시작돼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다.

한국코카콜라의 ‘조지아 커피’와 ‘토레타’ 브랜드 제품
한국코카콜라 관계자는 “코카콜라는 글로벌 기업으로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판매되는 브랜드와 제품의 상품권을 본사가 소유하고 있다”면서 “조지아커피와 토레타도 본사가 모든 권리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아와 토레타가 일본에서 시작됐을 뿐 일본산이 아니라는 얘기다.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조지아 커피와 토레타도 한국코카콜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상품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코카콜라 관계자는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완전히 구별되며 전량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산 불매운동은 다이소와 CU 등 유통기업으로도 튀었다. 특히 다이소는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분류되는 한국기업으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주주는 한국 기업인 아성HMP다. 일본 다이소는 2대주주다. 일본과 관계된 기업이지만 전적으로 일본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세븐일레븐과 CU 등 편의점 브랜드는 일본과의 관련성에 선을 그었다. 세븐일레븐은 미국에서 시작한 편의점 브랜드로 지분의 70% 이상을 롯데지주에서 보유중이다. 같은 브랜드를 일본에서도 쓰지만 사실상 한국 유통기업으로 일본과 상관없다고 전했다. 지난 2012년 라이센스 종료로 브랜드 이름을 ‘훼미리마트’에서 ‘CU’로 바꾼 BGF리테일도 비슷한 입장이다.

일본 기업들과 라이센스를 맺거나 기술협력을 하고 있는 식품기업들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라면과 유제품 등을 생산하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1960년대 일본 기업들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상당수 독자 경영을 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은 지금도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기업과 기술협력 MOU를 맺었다가 해당 기업이 전범기업 논란이 있다는 점을 알고 뒤늦게 취소한 바가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다행인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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