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7곳 내년 노사관계 올해보다 불안
노란봉투법·정년연장·근로시간 단축 겹쳐 부담
원청 대상 투쟁 확대·교섭 장기화 우려 등 커져
경총 “대화와 협력 통한 노사관계 안정 시급”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기업 10곳 중 7곳은 내년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으로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노란봉투법 시행도 전인 올해 연말부터 산업계 곳곳에서 하청 근로자에게 정규직과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회원사 151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노사관계 전망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72.9%가 “2026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2025년보다 ‘훨씬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30.5%, ‘다소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42.4%로 조사됐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 | 2026년 노사관계 전망. (사료=경총) |
|
노사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 주요 원인으로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갈등 및 노동계 투쟁 증가’가 8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조합의 요구 다양화’가 52.7%를 차지했다.
기업들은 내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정년 연장’(49.7%)을 꼽았다. 이어 ‘경영성과급 인상 및 임금성 인정’(33.8%), ‘인력 충원’(26.5%), ‘근로시간 단축’(23.2%), ‘통상임금 범위 확대’(21.2%), ‘고용 안정’(17.9%) 순으로 응답이 이어졌다.
 | | ‘노사관계가 더 불안해질 것’ 응답 비율. |
|
특히 노란봉투법 시행의 영향과 관련해서는 ‘원청기업 대상 투쟁 증가로 인한 산업현장 불안 심화’(64.2%)와 ‘교섭 대상 확대로 인한 교섭 및 분규 장기화’(58.3%)를 우려하는 응답이 많았다.
실제로 내년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하청 성과급’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하청 직원들의 성과급 비율을 원청(한화오션) 직원과 같은 비율로 맞춘다는 발표가 나오자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는 울산공장 앞에서 결의 대회를 열어 현대차가 나서 성과급을 올려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대차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하청 근로자로, 현대차 공장에서 미화·보안·급식 등 업무를 맡고 있다.
이 밖에도 ‘불법파견 논란 및 원청 대상 직접고용 요구 증가’(39.7%), ‘손해배상 책임 제한에 따른 불법행위 증가 및 상시화’(23.8%) 등이 지적됐다. 반면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3.3%)나 ‘노사 간 대화 촉진으로 분규 감소’(2.0%)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응답은 극히 낮았다.
 | | 2026년 노사관계 불안요인. |
|
제22대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고용노동법안 중 기업 경영에 가장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사항이 무엇인지 설문한 결과는 ‘근로시간 단축(주 4.5일제 시행)’이 73.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법정 정년 연장’이 70.2%로 뒤를 이었다. 그 밖에 ‘근로자 추정 등 근로자 범위 확대’(16.6%), ‘초기업 교섭 의무화’(11.9%),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중지권 강화’(11.3%) 등이 꼽혔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노사관계가 불안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2020년대 들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며 “노란봉투법 시행과 정년, 근로시간 등 제도 변화 논의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에는 다양한 노사 이슈가 예상되는 만큼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대화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