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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해상, 바닷새 번식 빨라지고 아열대성 생물 분포

박일경 기자I 2019.05.06 12:00:01

홍도 괭이갈매기 번식 시기 빨라져
범돔·고깔닭의장풀 등 분포도 확인

(자료=환경부, 국립공원공단)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사는 바닷새의 번식시기가 빨라지고 아열대성 생물이 서식하는 등 섬 생태계의 변화를 최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이 한려해상국립공원 홍도(통영시)에서 사는 괭이갈매기를 관찰한 결과, 올해 4월 1일 첫 번식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수 국립공원연구원 조사연구부 단장이 지난 2004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언급된 홍도 괭이갈매기의 번식 시작일인 2003년 4월 11일 보다 10일 빠른 것이다.

연구진은 괭이갈매기의 번식일이 빨라지는 이유에 대해 이곳 일대의 연평균 기온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도의 연평균 기온 변화를 10년 단위로 보면 △1973~1979년 13.8도 △1980~1989년 13.7도 △1990~1999년 14.2도 △2000~2009년 14.2도 △2010~2018년 14.8도로 나타났다.

홍도에서 북쪽으로 35㎞ 떨어진 거제도의 연평균 표층수온 변화를 10년 단위로 보면 △1973~1979년 17.96도 △1980~1989년 17.89도 △1990~1999년 18.14도 △2000~2009년 18.77도 △2010~2017년 18.55도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는 홍도에 사는 식물에서도 드러났다. 그간 제주도에서만 분포지가 알려졌던 열대·아열대식물인 ‘고깔닭의장풀’이 지난해 홍도에서도 확인됐다. 이밖에 홍도에는 열대·아열대식물인 ‘선인장’도 넓게 분포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이 지난해 홍도 앞바다의 어류를 조사한 결과 29종 중 범돔·아홉동가리 등 아열대성 어종이 절반 이상인 16종(55%), 온대종은 돌돔·쥐치 등 13종(45%)으로 확인됐다.

오장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기후변화는 환경의 변화뿐만 아니라 먹이사슬로 연결된 자연생태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홍도 등 섬 생태계에 대한 장기적인 관측(모니터링)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2011년부터 한려해상국립공원 홍도를 비롯해 태안군 난도, 울릉군 독도 등 바닷새가 집단으로 번식하는 무인도를 중심으로 해양환경, 어류, 동·식물 자원 등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살펴보는 통합 관측(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관측 자료는 기후변화에 따른 섬 생태계 영향을 감지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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