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원 연세대학교 소프트웨어 디지털헬스케어융합대학 교수와 구준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불제도개발실 주임연구원은 코로나19 기간 소아청소년과 의원 폐쇄 규모와 특성을 조사, 폐쇄 후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어떤 직업 경로를 선택했는지 확인한 논문을 대한의학회지 1월호에 게재했다. (논문명 Massive Closures of Pediatric Clinics and an Exodus of Pediatricians in Korea During the COVID-19 Pandemic: What Career Paths Did Closed-Down Pediatricians Choose?)
조사 결과 2019년 2,229개였던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2022년 12월 기준 1,865개소로 364개소(16.3%)가 줄었다. 364명의 소아청소년과 의원 원장이 소아과 경영을 그만뒀다는 의미다.
의원을 폐쇄한 364명의 소아과 의사 중 108명(29.7%)은 추적할 수 없었다. 장기간 일을 하지 않거나 혹은 의료계에서 은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29명(35.4%)은 △요양병원 △정신병원 △진료과를 표시하지 않은 의원(일반의원) 등 소아과와 관련 없는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소아청소년과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127명(34.9%)에 불과했다. 이 중 지역 군 단위 소아청소년과 관련 의료기관에서 근무를 재개한 전문의는 단 5명이다.
문을 닫은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대개 운영 기간이 짧거나 은퇴 연령에 가까운 의사가 원장인 경우가 많았다. 은퇴가 임박한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운영 기간이 짧은 병원은 안정적인 환자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 사회에서 긍정적인 평판을 얻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위기 상황에서 더 취약해졌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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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연구진은 기존 모델을 넘어서는 새로운 보완적 지불 구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소아 건강 관리 시스템에 대한 보다 지속 가능하고 공평한 틀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환자가 진료받을 때마다 진료비를 받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일정 수익을 보장하는 형태의 소아청소년과 의원 운영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일정 기간 총액을 한정하고 그 안에서 환자 진료를 하게끔 하는 ‘총액계약제’ 등이 포함된다.
연구진은 “국민의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 상황에서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는 정액제와 총액계약제와 같은 대체 지불 시스템의 구현과 별도 건강보험 재정을 기반으로 한 공공 정책 수가 도입에 대해 발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