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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속한 영풍그룹은 창업주인 장병희, 최기호 2인이 1949년 동업해 설립했다. 현재 장씨 일가는 지주회사 영풍과 영풍문고, 전자 계열사를 맡고 있고 최씨 가문은 고려아연과 비철금속 관련 계열사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최씨 일가의 오너 3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계열 분리를 시도하자 장씨 일가의 영풍이 MBK와 손잡고 지분 확대에 나선 것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13일 MBK 측의 공개매수 발표 이후 성명을 통해 “이번 공개매수는 당사와 아무런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라며 “적대적·약탈적 M&A라고 판단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MBK는 2대 주주(최씨 일가)와 최대주주(장씨 일가)의 지분 격차가 큰 상황에서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서는 게 적대적 M&A로 매도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MBK는 “2002년 영풍 측인 장씨 일가(45.5%)와 최씨 일가(13.8%) 사이의 고려아연 지분율 격차가 31.7%였다”며 “이달 기준으로도 장씨 일가가 33.1%로 최씨 일가(15.6%)에 비해 두 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MBK는 고려아연은 영풍으로부터 독립할 수 없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MBK는 “영풍과 장씨 일가는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이고, 영풍과 고려아연은 공정거래법상 장형진 고문을 총수로 하는 대규모기업집단 영풍그룹의 계열사”라며 “최 회장 측이 주장하는 계열 분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한화, LG 보유 지분도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볼 수 없다고 MBK는 강조했다. 우호 지분이라면 최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공동행위자임을 밝혔어야 했지만, 해당 기업은 사업 협력에 대해서만 공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영풍 역시 “고려아연은 최 회장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지난 13일부터 10월 4일까지 고려아연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공개매수 단가는 주당 66만원으로, 고려아연 보통주 144만5036~302만4881주(6.96~14.61%)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MBK는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해서도 주당 2만원에 684만주(43%)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MBK파트너스의 공동 공개매수자인 영풍은 지난 13일 최 회장의 PEF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배임 의혹,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관여 의혹, 이그니오 고가매수 의혹, 상법 위반 등이 의심된다며 상법에 근거해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