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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닷은 지난 2021년 ‘AI 컴퍼니’ 전환을 기치로 내건 SKT의 한국어 기반 AI비서 서비스다. 베타 버전이었던 초기, SKT는 에이닷에 △TV △게임 △포토 △루틴 등 여러 기능을 추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에는 대화형 챗봇 서비스 ‘이루다’ 개발사인 스캐터랩과 함께 감성 대화가 가능한 ‘프렌즈’ 기능도 만들었다.
큰 방향성 없이 사용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는데 집중했던 이 시기를 두고 김 부사장은 “AI 개인 비서를 지향하면서 시장 내에 어떻게 골인할까 고민했다”며 “많은 걸 준비했지만 고객들에게 복잡하고 필요없는 서비스로 인식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에이닷을 사용자들에게 각인시킨 건 지난해 10월 출시된 ‘AI 전화’ 기능이다. 그동안 애플 내부 정책에 따라 통화 녹음이 불가능했던 아이폰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SKT 고객이면서 아이폰을 쓰는 사용자들은 에이닷으로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내용을 요약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통화 중 언급된 번호나 일정을 저장하는 일도 가능하다.
AI 전화를 기점으로 SKT 에이닷은 방향성을 잡았다. 본업인 통신 사업의 핵심인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AI 슈퍼앱’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를 위해 SKT는 에이닷을 단순한 전화를 넘어 메시지, 영상통화 등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아우르는 형태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시행착오 당시 개발한 기능들도 재편한다.
김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피스에 ‘코파일럿’을 붙이고 구글이 검색에 ‘바드’를 도입한 걸 보면서 기존에 잘하는 것에 AI를 더해야 시너지가 난다는 걸 알았다”며 “새롭게 정의한 방향대로 서비스 구조부터 인터페이스까지 재설계하려고 한다. 플랫폼이나 데이터 영역까지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SKT는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통역콜’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로 다른 국적을 지닌 사용자들이 언어 장벽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점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일본의 호텔로 예약 전화를 거는 경우 ‘내 언어’를 한국어로, ‘상대방 언어’는 일본어로 설정하면 발신자와 수신자에게 각각 내용을 통역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는 “SKT는 통신 회사로서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혁신하고 싶다는 니즈가 강하게 있다”며 “제한된 시간과 자원 내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이고, 커뮤니케이션과 연관된 서비스를 키워 에이닷 하나로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