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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독일 정부 문서에 따르면 독일은 미국의 ‘F-35A 라이트닝 II’ 전투기 35대를 비롯해 상공에서 발사하는 최신형 순항미사일, 레이저-GPS 유도식 스마트 폭탄 등을 구입하기 위해 100억유로 예산을 책정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 3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기존의 낡은 주력기 토네이도를 F-35로 대체하겠다고 공약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국으로 군비 축소 기조를 유지해 왔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안보위기 우려가 커지자 올해 6월 헌법을 개정해 1000억유로(약 136조 8100억원) 규모의 특별방위기금을 조성했다. 전투기 등의 구입 예산은 이 기금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독일의 헌법 개정 이후 미국도 지난 6월 F-35 등의 판매안을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독일이 국방비 지출을 확대하거나 미국산 무기를 구매한다는 표면적 사실을 넘어, 앞으로 양국은 물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군사시스템이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진단이다. 나토의 핵무기를 F-35에 장착할 수 있는 만큼 러시아 견제를 강화할 수 있다.
한편 독일은 특별방위기금을 이용해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에 투자할 방침이다.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부 장관은 “향후 5년 안에 평균 국방비 지출액이 GDP 대비 2%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나토 회원국들은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약속했지만, 대부분의 국가가 이를 지키지 않아 미국으로부터 비판을 받아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나토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비 지출을 늘리는 국가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 외에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GDP 대비 2% 수준으로 국방비 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혔으며, 나토에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도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국방비 증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