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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기구 통해 아프간 인도적 지원 재개

이윤화 기자I 2021.09.04 18:40:00

2억 6000만달러 규모 아프간 프로젝트 지원
탈레반 정부 인정 여부 관계 없이 인도적 차원
유엔도 아프간 지원 필요 주장, 제네바서 회의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국이 지난달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을 점령이후 중단했던 인도주의 구호자금을 일부 재개할 계획이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를 결정한 이후에도 국제사회가 텔레반을 정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인도주의 구호자금 의존도가 높은 아프간 국민들을 우선 지원하기 위함이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피 작전을 벌이고 있는 한 미군이 카불 국제공항 인근에 한 소녀와 손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국제기구를 통해 2억6000만달러(3000억원) 규모의 구호 자금을 다시 보내기로 결정했다. 미 국제개발처(USAID)는 탈레반 재집권 이전 계획했던 지원 규모와 동일하게 아프간 프로젝트에 배정된 구호자금을 조달한다고 전했다.

미국이 제공하는 아프간 구호자금은 유엔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이주기구(IOM)를 비롯한 국제기구를 통해 식료품, 의약품 등 인도주의 구호 지원에 쓰인다.

여기에 더해 미 국무부의 44억달러(5조1000억원) 규모 국제재난지원기금이나 이민·난민지원 등 다른 프로그램에 쓰이는 34억달러(3조9000억원) 규모의 다른 계좌들도 살펴보면서 추가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여전히 미국 정부가 탈레반에 대한 대테러 제재를 발효하고 있는 만큼 아프간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계획은 없다.

유엔(UN) 역시 아프간인 1800만명이 인도주의적 재난에 직면해 있다고 밝히면서 이를 돕기 위해 오는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개최한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3일 성명을 내고 “지난 20년 간의 전쟁 끝에 현재 탈레반의 지배하에 들어간 아프간이 인도주의적 재앙에 직면해 있다”면서 “아프간인들이 필수 서비스를 계속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인도주의적 접근에 대해 전면적이고 방해받지 않을 것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탈레반이 지난달 아프간을 점령한 직후 개발 원조 자금을 일제히 중단한 바 있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 정권을 통치하다가 미국과 20년간 전쟁을 벌여왔다. 이후 지난 15일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미군 철수 결정과 함께 20년만에 정권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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