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시경 병목 뚫었다'…지노믹트리 ‘얼리텍-C’, 내년 1월부터 바로 매출

김지완 기자I 2025.12.22 08:41:02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지노믹트리(228760)가 현지 기업과 손잡고 영국 대장암 진단 시장을 정조준했다.

지노믹트리는 최근 영국 디지털 진단 전문기업인 ‘이디엑스 메디칼'(EDX Medical Ltd.)과 대장암 분자진단 검사 법, ‘얼리텍-C(EarlyTect-C)’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노믹트리 대장암 진단키트 얼리텍-C. (제공=지노믹트리)


영국은 대장암 진단 시장은 내시경 수용 능력 한계로 여전히 분변잠혈검사에 의존적이다. 대장암이나 용종이 있으면 대변에 조금씩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분변잠혈검사는 피를 변에서 찾아내는 1차 검사다. 국내서는 내시경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병원 접근이 용이해 분변잠혈검사는 하지 않는다.

얼리텍-C는 대장암을 더 초기에 더 정확하게 찾아내기 위한 '분자진단 기반 대장암 검사'다. 기존 분변잠혈검사가 '출혈이 있나?'만 보는 검사라면 얼리텍-C는 '암과 관련된 유전적 변화가 있나'를 직접 확인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두 검사법 모두 변을 검사체로 쓰지만, 얼리텍-C는 출혈이 없는 극초기 암도 DNA 변화만 있으면 찾아낼 수 있다. 얼리텍-C는 영국 현지 대장암 진단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정확히 파고드는 카드인 셈이다.



왜 영국은 얼리텍-C를 도입했나

영국은 인구 대비 대장암 발생 비율이 큰 국가다. 매년 약 4만3000~4만9000명이 새로 대장암 진단을 받는다. 영국에서 대장암은 전체 암 가운데 4번째로 발생 비율이 높고 2번째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영국에서 대장암은 공공보건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에 의해 이뤄진다. NHS 대장암 검진 프로그램은 50~74세 인구를 대상으로 2년마다 분변잠혈검사키트를 우편으로 발송해 분변 샘플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1년 간 잉글랜드에서만 약 700만명이 검사키트를 받았고, 중 470만명이 검사를 수행하고 분변 샘플을 보냈다. 참여율은 약 68%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약 1.7~2.0%가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양성 결과를 받아 2차 검사(대장 내시경)로 자동 의뢰됐다. 실제 같은 기간 분변잠혈검사를 통해 8만3000명이 2차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보내졌고 최종적으로 5320명의 환자에서 대장암이 발생했다. 여기에 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까지 합치면 영국 내 연간 분변잠혈검사 양성 환자 숫자는 38만명으로 확대된다.

문제는 영국 내 내시경 수용 능력이다. 영국 보건부(DHSC) 산하 독립평가 기관인 NICE(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에 따르면 대장 내시경 검사 대기 시간이 지침인 '6주 이내' 넘기는 사례가 많다.

그 결과 영국 보건당국은 한 해 약 10만 건의 대장 내시경을 줄이기 진단 최적화(간소화)가 최대 정책 과제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보건서비스는 △분변잠혈검사 임계값 조정 △증상 기반 분변잠혈검사 활용 △분자진단·액체생검 등 비침습적 기술 도입을 통해 누가 진짜 내시경이 필요한지 가려내는 2차 선별 솔루션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얼리텍-C가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이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얼리텍-C를 이용해 내시경 없이도 대장암 진짜 고위험군을 분류하면 영국 보건당국의 병리 비용 절감이 상당하다"며 환자 입장에선 2차 검사 대기 시간이 단축되고 불필요한 침습 검사를 피할 수 있다. 얼리텍-C의 사회적, 경제적 효과가 그만큼 크단 의미"라고 강조했다.



매출은 언제부터, 얼마나?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1차 목표 시장은 연간 38만 명에 달하는 분변잠혈검사 양성 환자층"이라며 "이들 중 상당수가 대장 내시경 대기로, 진단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비침습적 분자진단으로 2차 선별을 제공하겠다는 EXD 측의 구상"이라며 "발주 단가를 감안한 회사 추정치 기준으로 분변잠혈검사 양성 환자 38만명 전원에게 얼리텍-C가 적용될 경우 연간 매출 가능 규모는 약 530억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이 같은 추산치는 영국에서만 창출 가능한 매출 규모로 북유럽 및 EU 본토까지 확장될 경우 얼리텍-C 매출은 수천억원대로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번 얼리텍-C 영국 수출 계약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매출이 당장 내년 1월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EU의 CE-IVDR 대신 독자적인 '체외진단 규제 체계'(IVDD)를 유지하고 있다. 지노믹트리는 이미 영국 의약품·의료제품 규제청(MHRA)에 얼리텍-C를 등록해 추가 인증 없이 판매가 가능하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내년 1월 5일 영국에서 얼리텍-C를 론칭할 계획"이라며 "론칭 직후부터 검체가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계약으로 얼리텍-C는 영국에서 즉시 상업 판매가 가능한 규제·유통 기반을 확보했다.

EDX 메디컬은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진단 전문 기업이다. EDX는 분자생물학 연구소와 병·의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진단 기기를 공급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영국 내 주요 병원 네트워크를 비롯 북유럽에도 영업망으로 가지고 있다.



대장암 진단키트 시장 가치는

현재 글로벌 분변 기반 분자진단 시장의 대표주자는 ‘이그젝트 사이언스'(Exact Sciences)가 꼽힌다.

이그젝트 사이언스는 대장암 진단키트 ‘콜로가드'(Cologuard)를 앞세워 연 매출 30억달러(4조4082억원)를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애보트(Abbott)는 이그젝트 사이언스를 210억달러(31조원)에 인수했다.

현재 콜로가드는 미국에서 대장암 1차 검사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대장암 내시경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콜로가드가 기존 분변잠혈검사의 대체재로 자리잡았다.

제품·가격 경쟁력만 놓고보면 얼리텍-C는 콜로가드를 앞선다. 얼리텍-C은 1~2g 대변만으로도 대장암 검사가 가능하다. 반면 콜로가드는 전체 대변을 사용한다.

검체 처리 속도와 가격에서도 비교 우위다. 얼리텍-C는 검체 용량이 적어 검체 처리 속도가 빠르고 비용도 적게 든다. 1회 검사비용은 콜로가드는 650달러(95만원)이고 얼리텍은 15만~20만원이다. 검사 시간은 콜로가드는 26시간이고 얼리텍은 8시간이다.

그럼에도 정확도는 유사하다. 검사 민감도는 콜로가드는 92%, 얼리텍은 90%다. 1㎝ 이상 용종에 대해선 얼리텍은 최대 50% 민감도를 보인 반면 콜로가드는 최대 42%를 나타냈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이번 영국 계약은 유럽형 콜로가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리며 "영국, 북유럽의 얼리텍-C 실적은 지노믹트리 기업가치를 이그젝트 사이언스를 추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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