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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이데일리가 둘러본 서울 시내 곳곳에는 제설이 한창이었다. 큰 도로 한가운데는 차가 많이 다녀서 눈이 녹아 있는 상태였지만, 좁은 도로나 골목길, 가게 앞 등엔 눈이 쌓인 채였다.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역 앞 등에는 염화칼슘을 뿌리고 눈을 치우는 등 제설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도로 위의 차들 역시 라이트를 켠 채로 서행하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모두 목도리, 장갑, 롱패딩 등으로 중무장했지만, 길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주머니에서는 손을 뺀 상태였다.
아직 눈이 내리고 있는 만큼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으로 버스정류장 곳곳이 붐볐다. 경기도 하남에서 강변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36)씨는 “광역 버스를 타고 오는 길은 큰길이어서 평소와 비슷했지만, 눈이 다 치워지거나 녹은 것은 아니어서 퇴근길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직장인 전모(28)씨는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도 버스가 막히는 느낌”이라며 “당번 업무가 있어 사무실에 일찍 들어왔는데 평소 5~6명은 출근해있을 시간에 1명도 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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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지하철 구간에서는 몰린 인파 탓에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대입구역에서는 사당·강남 방면 2호선을 이용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 열차를 3대는 보내야 겨우 탑승할 수 있는 상황으로, 그나마도 승객들은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온몸으로 서로 밀며 천장을 붙잡는 등 안간힘을 썼다. 이곳에서 승객 안전 관리를 하고 있던 서울교통공사 직원은 “방금 승강장 사이에 사람이 끼었다”며 “안전 및 질서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2,4,5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등 환승인원이 많은 역사 안에는 사람이 많아 열차를 기다리는 줄이 계단까지 이어지기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원래는 자차로 출근하는데 오늘은 포기했다”며 “사람이 많아서 열차 1개를 보내고서야 탈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국내선 항공편도 많은 눈으로 인해 지연 및 결항이 나타나고 있다. 경남 사천 출장을 위해 김포공항을 찾은 직장인 박모(31)씨는 9시 5분 출발 예정이었던 비행기가 기상 악화로 10분 출발이 지연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박씨는 “아예 결항으로 표시되는 것들도 1~2건 보인다”고 공항의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전날 밤 11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에 돌입하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높였다. 서울시 역시 출근길 교통 혼잡에 대비해 대중교통 집중 배차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에서 오전 9시 30분까지로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