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 '운명의 날' D-1…오늘 채권단 만난다

김국배 기자I 2024.01.10 08:19:44

산은, 5대 은행 등 주요 채권은행 오전 회의
태영 측도 참석할 듯…추가 자구안에 워크아웃 청신호
당국, 배임 소지 없게 '비조치의견서' 검토
은행권 의결권 33% 수준, 41% 채권자 설득 남아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 결정을 하루 앞두고 산업은행과 5대 은행 등 주요 채권은행들이 10일 오전 다시 모인다. 전날 태영그룹이 내놓은 추가 자구안을 포함한 워크아웃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기업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연다. 지난 8일 취소됐던 회의로 이날 자리엔 태영그룹 관계자들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태영 측 추가 자구 계획을 포함해 워크아웃에 관한 전반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뉴스1)


지난 주까지만 해도 무산 가능성이 나오던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지난 8일 태영그룹이 논란이 있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890억원을 다시 투입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전날에는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필요하면 티와이홀딩스(33.7%)와 SBS 보유 지분(36.9%)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추가 자구 계획을 밝히자, 채권단이 ‘긍정 평가’하는 등 워크아웃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태영그룹은 기존 자구안 외에 시장 가치가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SBS 미디어넷 등 다른 계열사를 활용한 자금 조달 방안도 추가 자구 계획에 포함했다. 기존 자구안으로 제시됐던 에코비트 매각 추진과 관련해서도 50%씩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태영 측 기자회견 직후 “계열주가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채권단에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라는 내용의 입장을 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워크아웃 제도의 취지를 강조하면서 그에 따른 채권단 의사 결정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워크아웃의 기본 취지에 따른 채권단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감독당국도 비조치의견서 발급 등을 통해 해당 담당자에 대해 사후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부는 오는 11일 채권단 협의회에서 투표로 결정된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시작된다. 현재 태영건설의 채권자는 약 609곳으로 산업은행에 신고한 채권액 기준으로 의결권이 부여된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의결권은 약 33% 수준으로 추산된다.

은행권을 빼고도 41%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다른 채권자들을 설득해야 워크아웃이 개시될 수 있는 만큼 채권단 협의회 전까지 설득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순위 담보권자나 우량 담보를 보유한 회사들은 워크아웃보다 빠른 자금 회수를 선호할 가능성도 있어 워크아웃 개시 여부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채권단의 동의로 워크아웃이 개시될 경우 태영건설의 채무 상환은 최대 4개월간 유예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 졸업이 더 힘든 워크아웃…태영도 '첩첩산중' - 태영건설 내주 실사 본격 돌입…PF 옥석가리기 ‘시작’ - 정부 "태영건설 워크아웃에도 금융시장 안정적…필요시 적기 대응"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