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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초 흑인 여성 대법관 탄생…“거대한 발걸음”

장영은 기자I 2022.04.08 09:02:23

커탄지 잭슨 인준안, 상원서 찬성 53:반대 47표로 가결
233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 대법관 탄생
9명 중 4명이 여성 …백인 남성이 과반수 아니게 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대법원 233년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 탄생했다. 가장 두꺼운 ‘유리천장’이 깨졌다는 평가다.
커탄지 브라운 잭슨 미 연방대법원 대법관 후보자.(사진= AFP)


미 상원은 7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커탄지 브라운 잭슨(51)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찬성 53표, 반대 47표로 가결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이 각각 50석씩 상원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찬성과 공화당 의원 3명의 지지로 인준안이 통과되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사퇴를 공식화한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 후임으로 잭슨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이날 상원 인준을 통과함으로써 잭슨 후보자는 대법관 인준에 필요한 모든 법적 관문을 통과했다.

잭슨 후보자가 취임하면 9명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에서 4명이 여성 대법관이다. 또 처음으로 재판관의 과반수가 백인 남성이 아니게 된다. 그동안 백인과 남성 위주로 견고하게 쌓아올린 미국 대법원의 유리천장을 깨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 대법관은 ‘최고의 현인’이라고 불린다.

이날 잭슨 후보자 인준 투표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인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이 주재했다. 최종 집계 결과가 발표되자 의회 내 민주당 의원들은 큰 박수로 호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잭슨 후보자는 백악관에서 의사진행을 지켜봤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는 표결 직후 “이 이정표는 수 세대 전에 이뤄졌어야 했지만 우리는 항상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가고 있다”며 “오늘 미국은 우리의 연합을 더 완벽하게 하는 거대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명 직후 대국민 연설에서 “대법원이 이 나라 전체의 역량과 위대함을 반영할 시간이 됐다”면서 “미국 정부와 사법부는 그간 미국처럼 보이지 않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여성 흑인 대법관 임명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다만 잭슨 대법관이 업무를 시작해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대법원의 보수 대법관 우위 비율을 바꾸지 않는다. 현재 대법원의 구성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6명, 진보 성향이 3명이다. 잭슨 후보자는 진호 성향의 대법관의 후임이다.

잭슨 후보자는 마이애미 출신으로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브레이어 대법관 밑에서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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