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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4일(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브로드컴의 반도체 제조 테스트에서 실패했다”고 전했다.
반도체 설계 회사인 브로드컴은 자체 칩 설계도를 보내 인텔의 최첨단 1.8나노 공정 등을 테스트했다. 브로드컴은 지난달 인텔로부터 웨이퍼를 받았는데, 이를 테스트한 결과 아직 인텔의 제조공정이 대량생산으로 전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브로드컴은 “우리는 인텔 파운드리의 제품 및 서비스를 평가하고 있지만, 아직 마무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텔 측은 “내년에 대량 생산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업계에서 인텔 18A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지만, 정책상 특정 고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인텔은 투자자 컨퍼런스를 진행했는데,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의 보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현재 12명의 잠재고객과 협상 중이라며 2026년부터 파운드리 사업에서 일부 수익을 창출하고 2027년부터는 순이익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1.8나노 제조 공정에 집중하기 위해 2.0나노 공정은 마케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삼성전자를 뛰어넘어 세계 2위 파운드리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한 뒤 지난해 1.8나노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을 공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한데, 인텔은 두 회사가 양산 중인 3나노보다 앞선 공정인 1.8나노 시제품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에는 올해 연말 18A 공정 양산에 착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계획대로라면 이는 내년에 각각 2나노 공정에 들어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나 삼성전자보다 일찍 1나노대에 진입하는 것이 된다.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인텔의 1.8나노 공정을 사용할 수 있는 제조툴킷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말까지 1.8나노 공정을 통해 자체 반도체를 제조하도록 준비하고 2025년부터 외부 고객을 위한 대량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