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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근 전 네이버 클로바 총괄이 SK텔레콤에서 인공지능(AI) 글로벌 기술 협력을 책임진다. 유영상 사장이 SK텔레콤을 ‘AI컴퍼니’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요직을 맡게 된 것이다.
유영상 사장은 지난 5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임직원들과 가진 ‘최고경영자(CEO)타운홀 미팅’에서 기존 A.(에이닷)추진단을 ‘AI서비스 사업부’와 ‘글로벌·AI 테크 사업부’로 바꾸는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그간 A.추진단은 유 사장이 단장을 맡아 관련 임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 성격이었는데, 6월 1일부로 두 개 사업부서로 전면 배치했다. 세계적으로 챗GPT발 AI 전쟁이 가속화된 가운데 ①자체 AI 서비스인 에이닷 고도화와 ②글로벌 AI 제휴라는 ‘투트랙 전략’을 공식화한 것이다. 정석근 전 총괄은 후자를 맡는다.
에이닷에 통신서비스 접목…하반기 정식 서비스
‘AI서비스 사업부’는 에이닷추진단을 이끌어온 김용훈 사업부장이 수장이다. T전화, T멤버십, T월드, T다이렉트, 누구 같은 서비스를 에이닷에 화학적으로 결합한다. SKT의 주력 상품인 통신 서비스와 데이터에 AI를 접목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SKT는 글로벌 통신사들과 함께 초거대언어모델(LLM)도 구축 중이다. 상반기 중에 390억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로 업그레이드한다.
손인혁 SK텔레콤 에이닷추진단 프로젝트관리책임자(PMO)는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6월에 페르소나(독립된 인격체) 기반 감정 대화를 선보이고, 하반기엔 ‘AI전화’ 등 통신사만이 할 수 있는 특화 AI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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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플랫폼 설립되나…해외 진출 추진
‘글로벌·AI 테크 사업부’는 정석근 전 네이버 클로바 총괄이 수장이다. 글로벌 통신사 및 빅테크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제휴로 글로벌 진출을 도모한다. 그는 2021년 네이버 클로바 CIC(사내독립기업) 대표로 근무할 당시, 세계에서 세 번 째로 초거대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당시 204억 매개변수)’를 개발해 서비스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정 전 총괄은 올해 4월 초 SKT 아메리카 대표로 입사했는데, 두 달도 안 돼 본사 ‘글로벌·AI 테크 사업부’를 맡게 됐다. 두달 동안 글로벌 사업과 벤처 투자 업무를 맡은 만큼, 합작법인 형태의 글로벌 AI 플랫폼 기업 설립이 조만간 가시화될 가능성도 있다. 정석근 글로벌·AI 테크 사업부장은 “AI는 워낙 넓은 분야여서 다양한 것들이 있다. 외부 투자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SKT는 2월 말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3에서 ‘K-AI 얼라이언스’ 구축을 발표한 바 있다. K-AI 얼라이언스에는 ‘팬텀AI’ ‘사피온’ ‘베스핀글로벌’ ‘몰로코’ ‘코난테크놀로지’ ‘스윗’ ‘투아트’ 등이 있다. 최근에는 감성형 AI 서비스 ‘이루다’로 유명한 ‘스캐터랩’이 150억원 투자를 받고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