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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 문제를 비롯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개선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방안을 마련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 대통령은 국격을 언급하며 “외국인 차별이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선 철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재 예방, 임금체불 근절, 외국인 노동자 차별 금지 등의 메시지를 이 대통령이 잇따라 내놓으면서, 경제 규모는 어느덧 선진국 그룹에 진입했으나 경제성장에 가려진 노동자의 어두운 노동환경을 양지로 끄집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 정부가 3대 개혁 중 하나로 노동개혁을 내걸었지만, 가장 필요한 부분은 안전과 임금체불 등 가장 기초적인 것이었다. 가장 기본이지만 이는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기도 하다”며 “과거 정부도 안전, 임금체불 문제를 다뤘으나 지금처럼 집중력을 갖고 강조하진 않았다. 기초 노동질서를 확립하자는 데엔 국민 다수가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노사관계 현안에도 이 대통령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지난 정부에서 관심조차 두지 않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세종호텔 등 고공농성 노동자를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직접 찾았고,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 박정혜 씨는 600일 만에 땅을 밟았다. 김성희 L-ESG평가연구원장은 “과거 민주 정부들은 경제계 눈치를 보며 노사관계 현안을 뒷전으로 미루다 숙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한국옵티칼 등 세세한 현안에 대해서도 해결 의지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본과 노동의 운동장이 그간 (자본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었는데 균형을 잡아가는 것 같다”며 “과거처럼 인건비로는 중국, 베트남 등과 경쟁할 수 없다. 고숙련 기술을 통한 산업 경쟁력을 길러야 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노동안전 등에 의지를 보이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노동이 반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기업이 깨달아야 하지만, 정부도 함께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용 정책이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점은 과제로 꼽혔다. 이재명 정부 들어 노동부는 청년 고용을 비롯해 중장년 고용과 관련한 청사진을 아직 발표한 바가 없다. 10일 처음으로 일하지도 구직하지도 않는 ‘쉬었음’(구직단념) 청년을 대상으로 한 대책을 내놨다. 김 원장은 “노사관계 현안을 푸는 것은 중요하지만, 고용 관련 정책이 약하면 정부가 노사관계에만 편중돼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 “고용 문제가 향후 이재명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정흥준 교수는 “2030년 무렵이면 일할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부족해진다. 인공지능(AI) 등 고부가 가치 생산이 가능한 산업을 육성해야 할 시점”이라며 “기존 노동인력을 고부가 가치 일자리로 이동시키는 문제가 중요해질 것이다. 노동부는 이에 맞춰 고숙련 인력을 양성하는 직업훈련을 강화하고 기존 일자리 질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