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칸막이에…반값에 판 국유지 비싸게 되사

강신우 기자I 2025.11.11 05:00:00

[국유재산 헐값매각 의혹]
감정가액 182억 땅, 민간이 90억원에 낙찰
LH, 민간 땅 매입해 97가구 임대주택 사업
“국유지 관리체계 구멍, 재정 낭비 막아야”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정부가 감정평가액의 절반 수준으로 민간 건설사에 매각한 서울 시내 국유지를, 불과 1년여 만에 공공기관이 다시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유지 매각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공공주택 매입을 추진하는 국토교통부 간 조율이 미흡해 발생한 엇박자로, 공공자산 관리체계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작년 5월 서울 구로구 오류동 일대 국유지(대지 1438㎡)를 감정가 182억여원의 절반가인 약 90억원에 민간 건설사 A사에 매각했다. 낙찰가율은 50.59%로, 법령이 허용하는 최저 수준(감정가의 50%)에 근접했다. 해당 부지는 국세 물납으로, 캠코가 위탁 관리해온 국유지다.

오류동 부지는 총 21회 유찰 끝에 단독 응찰한 A 건설사에 낙찰됐는데, 당시 캠코는 국유지의 활용성이 낮다는 판단에 매각을 진행했지만,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해당 토지는 대로와 맞닿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개발 가능한 입지였다. A사는 매입 직후 도시형생활주택 97가구(연면적 4449㎡) 신축 계획을 세우고, 지난달 구로구청으로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A사는 이 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신축매입약정’을 체결했다. 이 제도는 LH가 민간이 건축 중인 주택을 사전에 매입 약정하고, 준공 후 토지와 건축물을 함께 사들이는 방식이다. 매입가는 토지는 감정가액, 건축물은 재조달원가의 90% 수준에서 산정된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감정가의 절반에 판 토지를 공공기관이 다시 비싼 가격에 매입하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국유재산 관리 체계의 구조적인 미비점을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자산매각 전면 중단을 지시한 것을 계기로 국유 재산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과 매각 절차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 부처 간 국유지 정보 공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공공자산의 비효율적 처분이 발생했다”며 “매각 전 공공기관의 임대·개발 수요를 사전 조사하고, 부처 간 협의 절차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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