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조선에 AI 접목해 생산성 향상…전국민 생애주기별 AI교육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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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효중 기자I 2025.08.22 05:00:00

[만났습니다]①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
"AI 추격전 나설 때…기존산업 접목+새 먹거리 육성"
"조선, 자동차 등 접목 ''무궁무진'', 경제 생산성↑"
"규제는 ''네거티브''로…단순 ''두려움'' 대신 공부해야"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새 정부가 인공지능(AI)을 새 성장전략 돌파구로 내세운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고, 적기에 찾아온 ‘기회’입니다. 우리가 기존에 잘하고 있는 자동차, 조선 등 영역에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이미 발전된 대규모 언어모델(LLM) 대신 새로운 AI 먹거리 개발에 나선다면 미국과 중국에 이어 AI 분야의 ‘G3’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옵니다.”

장병탁 서울대 AI 연구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한국이 글로벌 AI 추격전에 나설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 정부가 경제 성장의 열쇠로 AI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장 교수는 기존 산업과 접목하는 ‘피지컬AI’(버티컬AI)는 물론 ‘AI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 새로운 영역을 탐구해 단순히 컴퓨터 속 AI가 아닌 우리의 삶에서 함께 살아 움직이는 AI에 집중할 때라는 점을 강조했다.

2019년부터 연구원을 이끌어온 장 원장은 국내 최고의 AI 전문가로 손꼽힌다. K-휴머노이드 연합 위원장도 맡아 국내 AI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장 원장은 “AI는 실수를 통해 성장한다”며 AI의 특성을 한 마디로 정의했다. 그는 “많은 데이터를 쌓아가고, 시행착오를 겪어갈수록 더 빨리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이세돌을 이겼던 알파고가 대표적인 예시다. 스스로 수많은 바둑의 수를 학습하고, 실수를 반복하며 공부해 결국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미묘’한 바둑에서 이세돌이라는 선수를 이긴 것이다. 장 원장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더 정확해지는 AI의 특성을 고려하면, 각종 산업에 최대한 빨리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장 원장은 산업에 AI를 접목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정책 실행과 더불어 일상을 바꾸는 지원을 함께 펼쳐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AI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면서도 “결국 AI는 우리의 훌륭한 조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AI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의 역할을 시대에 맞춰 찾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온 국민이 공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병탁 서울대 AI 연구원장이 지난 18일 연구실에 있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다음은 장 원장과의 일문일답.

-새 정부가 ‘AI 대전환’을 국정과제로 삼아 시동을 걸고 있다.


△아주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정 기조 전반에 AI가 적용되면 국가 행정과 공공영역은 물론, 산업까지 온 세상이 바뀔 것이다. 현재 챗(CHAT) GPT가 단순히 글자를 읽고 학습하는 수준이라면, 앞으로의 AI는 ‘세상 밖’으로 나올 것이다. 예전 사물인터넷(IoT) 시기 ‘유비쿼터스’가 번졌던 것처럼, AI는 이제 현실의 모든 곳에서우리와 함께 숨쉬는 존재가 될 것이다. 단순히 데이터만 다루는 것을 넘어, 지금은 적극적 투자에 나서 한국의 AI를 발전시켜야 할 ‘적기’다.

-향후 0%로 전망되는 잠재성장률을 AI가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기존 우리가 잘 하고 있는 전(全)산업에 AI를 접목하면 생산성이 높아진다. 현실 산업과 접붙이는 ‘피지컬 AI’가 우리의 전략이 돼야 한다. 일반 사용자 대상(B2C) AI가 될 ‘휴머노이드 AI’는 당장 추진하기 어렵더라도, 기존 산업 접목은 최우선 과제다. AI는 학습하고, 실수를 반복하며 성장해간다. 산업에 우선 접목해 AI가 경험을 쌓으면 현장에서 20년 일한 인력 수준까지 자랄 수 있다. 그런 ‘시간’이 필요하기에 더 빠른 도입에 나서야 한다. AI는 공정 과정을 효율화하고, 불량률을 줄여가는 등 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인간이 기피하는 물류업 등 어려운 일에도 활용할 수 있다.

-‘AI 대전환’에 따른 막대한 재원과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AI 발전의 관건은 ‘대규모 투자’에 달렸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을 만들자는 것처럼 ‘K-유니콘 20개 만들기’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과감한 규모의 투자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 이번에 정부도 100조원대 ‘국민 펀드’를 제안하지 않았나. 정부가 마중물이 되고 국민, 대기업 등도 함께 참여해 민관협력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높은 수준의 인재가 있고, 기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이미 엄청난 강점이 있어 AI 전환에 유리한 상황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존 산업과 연계하고 빠르게 성장해야 미국과 중국을 이을 AI ‘G3’이 될 수 있다.

-AI가 일상이 된다면, 국민 교육은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

△‘교육’은 인생 주기에 맞춰 이뤄져야 하며 특히 전략적·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초등학생 때는 AI의 기초 원리를 배우고, 중고등학생이 되면 더 어려운 단계를 배우는 식으로 ‘맞춤’이 필요하다. 또 직장이나 학교에서는 이론 기반이나 본격적인 업무 활용을 배우는 등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삶의 주기’에 따라 AI가 어린이들의 친구나 선생님이 될 수 있고, 일하는 사람에게는 동료 혹은 조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노인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이 AI 시대에 더 뒤처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현재 노인들은 키오스크 사용 등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이는 AI가 발전하면 해결될 수 있다. 지속적 발전을 통해 ‘살아 숨쉬는 AI’가 된다면, 일례로 인간 직원·키오스크 대신 AI 휴머노이드가 일할 수 있다. 이 로봇에게 “햄버거 하나 달라”는 식으로, 실제 사람과 같은 대화가 이뤄지면 디지털 소외 계층은 오히려 더 편해진다. 다만 휴머노이드 단계를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

-의료정보 등 민감 영역이나 윤리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어떻게 풀어야 하나.

△‘균형’이 중요하다. 우선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 다만 민감 개인정보 등 사생활도 걸려 있기 때문에 그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단 것이다. 어쨌든 지금의 규제 수준보다는 완화돼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더 크다. 다만 혁신을 가로막는 경우를 최소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가고, AI 기본법 외 세부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AI가 세상으로 나오면, 국민의 삶이 바뀔 텐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인간에게는 고유의 영역을 뺏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다. 일자리도 걱정될 것이다. 그러나 AI를 활용조차 안 하면 오히려 뒤처질 수 있다. 무조건 저항하는 대신, AI가 어렵고 귀찮은 일을 해주는 ‘조수’가 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우리에겐 인간으로서 AI ‘한 단계’ 위에 서기 위해 나를 이해하고, AI를 이해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1988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학·석사 △1992년 독일 본 대학교 컴퓨터과학과 박사 △1992~1995년 독일국립정보기술연구소(GMD) 선임연구원 △2003~2004 MIT 인공지능연구소(CSAIL) 초빙교수 △2012~2016년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소장 △2017년 AI 국가전략 프로젝트 기획위원 △2020~2023년 대통령 직속 정책자문단 ‘한국판뉴딜’ 디지털뉴딜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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