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왕해나의 약통팔달]항우울제, 자살 충동·금단증상 조심하세요

왕해나 기자I 2021.02.27 12:00:00

부정적 인식으로 치료시기 놓치는 경우 많아
부작용으로 식욕저하, 불안, 성기능 장애
청소년이나 청년층에 자살 충동 보고 주의
보호자와 가족들이 주의깊게 관찰해야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우울증은 흔한 정신질환으로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립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우울증 환자는 약 2억6400만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가볍게 볼 수 없는 질환입니다. 대인관계의 문제, 사회생활 어려움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환각이나 자살이라는 심각한 결과에 이를 수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감염의 불안과 공포, 멈춘 일상과 거리두기, 경제적 타격에 따른 우울감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blue)’도 생겨났습니다.

우울증은 반드시 다스려야 하는 질병입니다. 그러나 우울증을 겪으면서도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비율은 매우 낮습니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제때 진료를 받지 않으면 극단적인 결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보면 우울증은 뇌의 신경섬유 사이(시냅스)를 연결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 등이 부족하면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항우울제는 뇌에서 기분에 관련된 신경전달물질들의 불균형을 조절해 우울증을 완화합니다.

항우울제의 종류.(표=약학정보원)
항우울제는 작용 기전에 따라 삼환계 항우울제, 모노아민 산화효소 저해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재,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등으로 나뉩니다. 삼환계 항우울제는 신경세포 말단에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를 차단해 시냅스 내의 신경전달물질 농도를 증가시켜 우울 증상을 개선합니다. 알프라졸람, 클로르디아제폭사이드, 클로라제페이트, 다이아제팜, 로라제팜, 클로나제팜 등이 있습니다.

모노아민 산화효소(MAO) 저해제는 모노아민 종류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이 산화효소에 의해 대사되는 것을 억제해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강화시켜 우울 증상을 개선합니다. 모클로베미드 성분의 약이 사용됩니다. 위 두 약물의 경우 기립성, 저혈압, 빈맥 또는 서맥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치료 전 혈압과 심전도를 검사해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신경세포 말단에서 선택적으로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차단함으로써 시냅스 내의 세로토닌 농도를 증가시킵니다. 이를 통해 세로토닌의 활성이 증가되어 우울 증상이 완화됩니다. 플루옥세틴, 설트랄린, 파록세틴, 시탈로프람, 에스시탈로프람 등이 있습니다. 구토, 설사, 식욕 저하, 불면, 불안, 성기능 장애 등이 부작용으로 지목됩니다. 고용량을 복용할 경우 혈압이나 안압 상승 우려가 있어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환자는 의사에게 미리 알려야 합니다.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는 신경세포 말단에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 재흡수되는 것을 차단해서 이들 신경전달물질의 활성을 높여 우울 증상을 개선합니다. 둘록세틴, 벤라팍신, 데스벤라팍신, 밀나시프란 등의 약물이 사용됩니다. 해당 약물들의 경우에도 변비, 혈압 상승, 성기능 장애 등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항우울제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4~6주 정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호전돼 없어지더라도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미 장기간 복용한 경우에는 의사 지시에 따라서 서서히 감량해 중단해야 합니다. 갑자기 복용을 중단하면 어지러움, 이상감각, 수면장애, 무력증, 초조, 불안, 구역 등의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부 약물은 주의력과 집중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복용 후 운전이나 위험한 기계조작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과 질환을 가진 소아, 청소년, 젊은 성인(18~24세) 등이 항우울제를 복용할 경우 자살 충동과 위험 행동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항우울제를 투여받는 환자의 보호자나 가족들도 환자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의사와 연락해야 합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