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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명훈 전 예술감독을 대신할 상임지휘자를 신속히 섭외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정한 지휘체제가 길어질 경우 악단 비전 설계와 단원들의 동력 상실이 우려된다”. 지난 2015년 12월말. 클래식계 전문가들이 정 전 감독의 사퇴 직후 내놓은 진단이다.
빈자리가 컸던 탓일까. 정 지휘자가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직을 사임한지 1년하고도 보름이 되어가지만 서울시향의 향후 행보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최근 2년새 서울시향의 티켓 판매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 까닭이다.
12일 공연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3년 간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티켓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400석) 기준으로 2014년 92%(총 18회·평균 2201장)였던 판매율은 2015년 84%(22회·2050장)로 8포인트 줄어들었다. 이어 지난해엔 72%(25회·1716장)까지 급락했다.
최근 인터파크가 지난해 공연 티켓 판매량을 분석한 자료에서도 클래식 티켓 판매액이 전년비 10% 줄어든 데 대해 정명훈 전 감독의 사퇴를 하나의 원인으로 꼽았다. 2016년 인터파크가 연간 판매한 클래식 티켓 판매액을 보면 146억원어치다. 2015년 162억원보다 16억원 줄어든 수치다. 인터파크 측은 “정 감독 사퇴 후 매년 하반기에 판매하는 서울시향 시즌 패키지 판매가 줄었다. 클래식 티켓 판매 감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래식계는 서울시향 운영이 정상화하려면 현재 공석(空席) 중인 차기 예술감독 선임이 급선무라는 설명이다. 정 전 감독은 2006년 1월 취임한 이후 서울시향의 연주력 향상은 물론 연주 횟수, 기업 협찬·후원금액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5년 말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의 갈등 끝에 물러난 뒤 감독직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그가 맡기로 되어 있던 정기공연 25개는 티켓 파워를 갖춘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엘리아후 인발 등 명 지휘자들이 대신했으나 정 전 감독을 대체할 만큼 신뢰도와 흥행을 이끌지는 못했다.
악장 공백도 문제다. 2007년부터 함께했던 스베틀린 루세브도 정 전 감독 사임 후 바로 물러나 악장 역시 공석 상태다. 클래식 한 관계자는 “클래식 관객의 기대치는 점점 높아진 상황에서 정 전 감독 사임 전후의 잡음이 티켓 판매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서울시향 측은 공연 횟수가 2014년 대비 크게 늘어난 탓이라고 일축했다. 시향 관계자는 “정 전 감독의 공백 영향이 아예 없었다고 부인할 순 없지만 지난해 김영란법 여파에 공연횟수가 는 탓에 보이는 일종의 착시효과”라고 봤다.
이어 “2014년 18회에 그쳤던 관현악 정기연주 횟수가 2015년 22회, 2016년 25회, 올해는 39회로 크게 늘었다. 관객 수로 따지면 증가다. 정 전 감독의 사퇴 영향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클래식 저변 확대를 위해 연주회 횟수를 늘리는 게 시향이 할 일이다. 이 같은 기조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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