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만 200조원대 시장”…저고도 경제 공들이는 中

이명철 기자I 2025.11.12 05:01:14

[중국 차기 5개년 발전 이끌 첨단 기술]
15차 5개년 계획서 저고도경제 등 신흥산업 지목해
"신흥산업 육성하면 수조위안대 이상 가치 창출"
국제수입박람회도 저고도경제 주목, 지방정부 동참

[지난·빈저우(산둥)=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공산당은 최근 마무리된 제20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초안을 만들었다. 초안에는 신에너지, 신소재, 항공우주, 저고도 경제 같은 ‘전략적 신흥산업 가속화’가 담겼다. 중국 거시 경제를 주관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정산제 주임은 4중전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신흥사업 발전을 통해 “수조위안(수백조원) 또는 그 이상의 대규모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내수 부진이 심화하며 경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전기차·배터리·태양광으로 불리는 ‘신삼양’을 이을 신흥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난 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전시장에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E20이 전시됐다. (사진=AFP)


中 “저고도 경제 등 미래 산업 클러스터 키워야”

지난 5일 중국 상하이에서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가 열렸다. 4중전회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국제 행사인 만큼 박람회에 참석하는 기업체들과 이들이 내놓는 첨단 기술 제품에 관심이 쏠렸다.

올해 박람회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마트카, 의료기기 등 다양한 주제별로 특별관을 만들어 중국 기업의 기술 성과를 홍보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중 저고도 경제를 주제로 한 ‘미래 여행’ 전시 구역은 다양한 제품들이 관심을 끌었다.

운전자가 승객 5명을 태우고 한번 충전해 여러 번 이착륙이 가능하며 시속 360km 속도로 최대 600km를 이동할 수 있는 L600이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여러 명을 태울 수 있는 전기 수직 이착륙(eVOTL) 항공기 E20, VE25-100 등도 대거 등장했다.

중국은 2024년을 ‘저고도 경제의 원년’으로 지정하고 도심항공교통(UAM) 기술 등을 적극 육성 중이다. 15차 5개년 계획이 첫해인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용화의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4중전회에서 전략적 신흥 산업을 육성·확대하고 새로운 품질 생산성의 중요한 엔진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며 “이중 저고도 경제 등 미래 산업 클러스터 발전 추진이 새로운 전략 계획”이라고 지목했다.

최근 찾은 중국 동부 산둥성에서는 신흥산업인 저고도 경제를 육성하기 위한 중국 정부 차원의 노력을 볼 수 있었다.

황하 유역이 넓게 펼쳐진 산둥성 일대는 저고도 산업을 육성하기에 알맞은 환경이다. 산둥성 빈저우에 위치한 저고도 비행 센터의 딩유 기지운영부장은 “비교적 발전한 상하이, 베이징 등에서는 상공 통제가 엄격하기 때문에 중대형 드론을 날리기가 어렵다”며 “빈저우 지역은 지형이 비교적 평탄하고 기후 조건도 적합해 1년 365일 중 300일 정도는 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이나 개인이 비행하려면 군과 민간 항공에 보고해야 하는데 센터가 이착륙 활주로를 운영하면서 보고 절차를 간소화했다.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이륙부터 비행, 안전 관리까지 맡아 안정성을 높였다.

저고도 비행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시험 비행 등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UAM을 활용할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센터는 앞으로 이착륙 공간을 추가로 마련해 산둥 지역 전체를 아우를 저고도 구역을 설정할 계획이다. 빈저우가 앞으로 산둥의 ‘스카이 시티’가 되도록 산학연 협력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규제 개선 등 필요, 中 업계 “공역 개방해라”

저고도 경제란 유인·무인항공기의 저공비행에서 이뤄지는 복합 산업을 통칭하는 단어다. 드론이나 항공기를 만드는 제조업은 물론 관광·유통 등 서비스업까지 포괄한다.

중국은 3월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저고도 경제 등을 신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고 이번 4중전회를 통해 차기 먹거리로 지목했다.

올해 2월에는 저고도 경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민용항공법 개정에 들어갔다. 국가가 일반 항공 발전을 장려하고 인프라 구축을 가속한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저고도 경제와 관련한 규제 개선을 공표한 것이다.

중국이 저고도 경제 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공신부 산하 시장조사업체인 CCID에 따르면 중국의 저고도 경제 규모는 지난해 6073억위안(약 123조원)으로 전년대비 32.5% 증가했다. 내년에는 1조위안(약 20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까지 2조위안(약 406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성장하는 저고도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중국에선 이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1선도시 선전은 연내 100개 이상의 이착륙 지점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허페이는 주요 저고도 산업 유치를 위해 1억위안의 보조금을 도입했다. 저고도 경제가 커질수록 민간 항공 산업을 재편하는 것과도 같은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다.

한국에서도 정부 주도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인프라 및 인재 부족과 주요 부품의 수입 의존, 법·규정 미비 등이 제약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UAM 분야에서 중국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연구개발(R&D) 활성화와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중국에서도 저고도 경제를 육성하기 위해선 기술 개발은 물론 규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산둥에서 만난 저고도 산업 관계자들은 일제히 비행 구역 관리를 위한 체계 개선을 최고 과제로 꼽았다.

저고도 산업 회사의 한 직원은 “이번 4중전회에서 저고도 경제를 강조했는데 앞으로 공역 관리권을 지방정부에 이양해야 한다”면서 “현재 공역을 군부가 관할하고 있어 제약이 많다. 공역이 개방돼야만 지상과 공중 경제가 충분히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동부 산둥성 빈저우의 저고도 산업 운영사 하이촹즈콩에서 드론을 이용한 순찰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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