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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예술단체 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체부 산하 국립예술단체 기관장은 대부분 장관 임명으로 결정되는데, 인선 과정과 검증 과정은 비공개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 논란이 반복돼왔다. 기관장 공백이 장기화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각 단체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피로감도 크다. 기관장이 바뀔 때마다 단체 운영 기조가 달라지고, 기관장 선임이 늦어질 경우 주요 사업 추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딱 1년 전 문체부는 ‘공연예술 정책’을 발표하며 국립예술단체 기관장 선발 절차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역량 있는 인재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공개 모집, 선발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는 검증 절차, 임기 만료 이전부터 후임 선임을 준비하는 사전 선임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인선 과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곧바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체부의 발표는 흐지부지됐다. 결국 문화예술계는 비슷한 인사 논란을 반복해서 마주하고 있다. 국립예술단체 기관장 인사가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달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기초예술 분과 회의에서도 전문성을 기준으로 한 기관장 선임 필요성이 거론됐다. 이에 대해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충분히 역할을 잘해줄 것으로 판단해 임명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물론 인사권자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 다만 국립예술단체는 예술적 자율성과 독립성이 중요한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관장 인선 과정 역시 문화예술계와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과 절차를 갖출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국립예술단체 기관장 임명 기준과 절차를 보다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 공개 지원과 검증 절차를 확대하고, 예술 현장 경험과 공공기관 운영 역량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소모적인 논란을 줄일 수 있다.
지금도 새 기관장을 기다리고 있는 국립예술단체들이 많이 남아 있다. 앞으로 이어질 인사에서는 더 이상 ‘보은 인사’나 ‘셀럽 인사’라는 말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국립예술단체 기관장 인사는 단순한 자리 배분이 아니라 한국 문화예술의 방향을 결정하는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