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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사태 두달)②속타는 민간사업자, 고사위기

정태선 기자I 2008.09.24 09:38:26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금강산 사태가 두달여 이상 장기화되면서 민간사업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관광객은 받지 못한 채 시설 유지보수비용, 인건비 등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반면 남북간 냉각상태가 지속, 해결 실마리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적자폭도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72개 달하는 자영업자 가운데는 부도직전이거나 이미 부도위기를 맞은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현대아산측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 두 달 중단에 따른 손실액이 400~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영업손실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금강산 관광 10주년을 맞아 현대아산이 목표했던 43만명 달성은 물 건너간 상황. 7월 본격적인 성수기부터 관광이 중단된데 따른 타격을 보고 있는 것이다.

현대아산은 올해 개성관광 10만명, 백두산관광 1만5000명 등 모두 55만명을 목표로 세웠다. 또 대북 사업 전체에서 올해 매출 5000억원대에 400억∼500억원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그나마 진행되고 있는 개성관광마저 금강산사태 여파로 관광객 수가 절반이하로 줄어들면서 비상경영 체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아산의 경우 안전관리 소홀이란 `원죄` 때문에 경영상 어려움을 드러내지 못하고 감내해야 한다는 침통한 분위기다.
▲ 지난 7월말 개장 예정이던 초호화 `금강산아난티 골프&온천 리조트`.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올 예상적자만 65~75억원에 달한다




 
 
 
 
 
 
 
 
 
 
 
 

덩달아 직격탄을 맞은 `금강산 아난티 골프&리조트` 운영업체 에머슨퍼시픽(025980)은 대북사업의 리스크를 혹독하게 경험하며 신고식을 단단히 치르고 있다.

7월말 골프장 개장을 앞두고 시범 라운딩까지 마쳤지만, 개점도 하기 전에 관련 직원 130여명 직원이 손을 놓고 있다.

에머슨퍼시픽 관계자는 "최소한으로 줄여나가고 있지만 인건비나 시설 유지비는 지속적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올해 금강산 골프장 사업에서만 65~75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700만원에 분양한 2500여명의 회원들 가운데 일부가 한때 환불을 요구해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백세주 마을`을 운영중인 국순당(043650)의 경우 앞으로 어떻게 할지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입점한 만큼 쉽게 버리고 나올 수도 없고, 무한정 기다릴 수도 없는 어정쩡한 상황이다. 
 
기약 없는 관광중단으로 이보다 더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타격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금강산 온정각에서 기념품점과 맥주공장을 운영하는 금강산의 조국래 대표는 지난해 8월 전 재산을 털어 금강산에 맥주공장과 가게를 열었다. 올해 여름 성수기를 잔뜩 기대했지만 남은 것이라곤 파산 직전의 위기 뿐이다.

현대아산이나 에머슨퍼시픽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영세 자영업자들이라 더 이상 장기화 될 경우 도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금강산 관광사업이 완전 중단돼 철수가 불가피할 경우, `남북 사이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소유 유형 자산이 2800여억원 가량. 무형자산을 합할 경우 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강산 특구 내에 현대아산이 1017억원, 금강산 골프장을 운영하는 에머슨 퍼시픽이 600여억원, 한국관광공사가 900여억원 어치의 유형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강산의 한 민간사업자는 "금강산 사업이 하루 속히 재개돼야 한다"며 "완전철수를 전제로 유형자산 보장 운운하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또 "영세 자영업들의 경우 현대아산이나 정부측만 바라보며 눈치를 보는 천수답 같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남북 당국자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는 한 사태가 더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답답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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