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지출구조조정의 이유가 세수부족임에도 ‘1조원 세수효과’가 기대되는 사업 예산마저 깎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기획재정부,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내년 ‘상속·증여세 과세지원’ 사업에 67억 1400만원을 편성했다. 2024년 46억원 수준에서 올해 95억 9200만원으로 늘었던 예산이 1년 만에 다시 28억 7800만원 쪼그라들었다.
이 사업은 국세청이 초고가주택 등의 시가를 산정해 과세 현실화를 할 수 있도록 감정평가하는 내용이다. 국세청은 애초 감정평가 대상을 꼬마빌딩에만 한정했으나, 강민수 전임 국세청장이 주도해 올해 예산 증액을 이뤄내면서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신고한 주거용 부동산까지 확대했다.
이는 최 근 수년 동안의 부동산 가격상승에 공시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지는 사례들이 잇따르면서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시가주의·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해 공평과세해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아울러 수십조원 세수결손에도 대응할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묘안이란 평가를 받았다.
국세청은 올해 감정평가 대상 확대로 1조원의 세수효과가 기대된단 점을 강조해왔다. 실제로도 예상만큼 성과를 낼 것이란 게 국세청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50%가량 예산을 집행했고, ‘결정세액 1조원’이란 목표에 근접해가고 있다”고 했다.
서민의 조세저항 없이 1조원대 세수확충이 기대되는 사업임에도 국세청이 내년 사업 예산을 잘라낸 건 ‘정부 방침’ 때문이다. 국세청은 당초 내년 예산으로 올해와 같은 금액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했으나 이후 고강도 지출구조조정 차원에서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낭비성·관행적 예산, 저성과 사업’이란 지출 구조조정의 기준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일괄삭감 대상이 된 셈이다.
예산 감축은 감정평가 대상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세청은 올해 골프장·호텔·리조트와 같은 부동산 과다 보유 법인뿐만 아니라 ‘시가 평가가 필요한 부동산 등’을 보유한 일반 법인으로 감정평가 대상을 늘리는 훈령 개정도 마쳤지만 예산 한계에 실집행이 얼마나 늘어날진 미지수다.
다만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부터 상속·증여 고가 부동산에 감정평가를 확대한다는 소식에 자발적으로 감정평가를 받아온 신고분이 기존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며 “목표치에 빠르게 도달했다고 판단해, 예산이 줄어든다 해도 (세수효과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세무업계 한 관계자는 “자발적 감정평가가 늘고 있긴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제 국세청 감정평가가 완화되리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새 정부에서도 세수난이 지속될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세입기반 확충을 위한 예산까지 깎는 건 모순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향후 5년간 세입보다 지출이 더 많아 국세청은 공평과세와 세입확충에 더 노력해야 할 상황”이라며 “스스로 세수효과가 크다고 했던 사업 예산을 줄이려면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


!["엄마, 그놈이 곧 나온대"...끝내 숨진 여고생이 남긴 말 [그해 오늘]](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2/PS26021600001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