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가 산업현장에까지 위기로 부각한 가운데 구직활동도, 일할 의사도 없이 그냥 쉬는 청년이 급증하고 있다. 고용 통계에서 ‘쉬었음’으로 분류돼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가 된 청년이 약 4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매년 늘어나 연간 1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일자리 시장에 새로운 형태의 문제점이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쉬었음 청년 증가에 따른 경제적 비용’ 보고서를 보면 이런 현상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2019년 ‘쉬었음’ 청년 백수는 36만 명이었는데 2023년도에는 40만 명을 웃돌았다. 이들이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잠재적 소득으로 간주하고, 이 추정 급여의 80%를 계산한 경제적 비용은 2019년 7조 4140억원에서 2023년에는 9조 5969억원으로 늘어 5년간 44조 5000억원에 달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청년 백수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예사로 볼일이 아니다.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청년 취업난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또한 청년 취업난은 단순히 고용시장의 왜곡만으로 볼 일이 아니다. 비효율적이고 뒤떨어진 학교 등 교육시스템 문제이기도 하다. 이번 5년 조사에서 청년 백수 중 대졸 이상 고학력 청년 비중이 36.8%에서 38.3%로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여기에 대·중·소 기업 간의 총체적 격차 같은 노동시장의 해묵은 문제점도 있다. 더구나 끝없이 확대되는 노동권으로 인해 기업이 정규직 중심의 신규인력 채용을 피하는 판이니 청년들 갈 곳은 급감할 수밖에 없다.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는 급속히 줄어들고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도 심해질 것이다. 청년 IT인력의 메카로 여겨졌던 판교가 활력을 잃은 채 빠르게 늙어간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고용 시장엔 AI와 로봇 변수도 커졌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유연성 강화다. 고용 방식, 근로 형태와 시간, 임금 산정에서 당사자 간 자율을 보장해야 청년 백수를 줄일 수 있다. 초등부터 대학까지 학교의 혁신과 함께 졸업 후 취업 실무 교육체계, 청년들 심리 및 회복 프로그램도 강화해야 한다. 엉터리 복지만 손질해도 이런 예산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