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육세제 문제엔 눈감고 금융사 세율만 올리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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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5.08.05 05:00:00
교육세율 인상 추진에 대한 금융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세제개편안에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 수익이 1조원을 초과할 경우 교육세율을 현행 0.5%에서 1%로 인상하는 안을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대형 금융사 60여 곳이 연간 1조 3000억원의 세금을 더 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응능부담 원칙에 따라 세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세율 인상은 결국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고, 최근의 교육세제 개편 논의에도 역행한다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증세에 역점을 뒀다. 잇단 세수 펑크를 고려하면 정부의 고충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정부는 ‘진짜’ 개편은 미룬 채 만만한 상대만 골랐다. 대기업은 법인세율 인상 유탄을 맞았고, 은행 등 금융권엔 교육세 불똥이 튀었다. 특히 교육세율 인상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하순 금융기관의 이자놀이를 비판한 뒤에 나왔다는 점에서 금융권이 이를 ‘횡재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출금리는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와 개별 금융사가 정하는 가산금리로 구성된다. 그런데 가산금리를 책정할 때 교육세는 법적 비용에 포함된다. 세율이 뛰면 가산금리도 상응해서 오르는 구조다. 더구나 오는 9월부터 예금보호한도가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아진다. 금융 당국은 제도 변화에 맞춰 조만간 예금보험료율 인상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 역시 대출금리 상승 요인이 된다.

무엇보다 교육세율 인상은 관련 세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최근의 논의와 어긋난다.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로 고정돼 있다. 여기에 교육세로 걷은 세금 일부가 추가 투입된다. 학령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지만 경제성장으로 교부금은 자동 증가한다. 그 결과 불용·이월 교육예산이 연간 수조원에 이른다. 사실 정부의 최우선 책무는 바로 이런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교육청과 지자체의 반발 등 정치적 이유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내국세에 연동된 교부금 산정 방식은 1972년에 도입돼 5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금융사들을 상대로 불쑥 교육세율을 올릴 게 아니라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교부금 왜곡부터 해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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