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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의장이 연준의 2% 물가 목표와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오히려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엔비디아와 마벨테크놀로지 등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나스닥지수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컸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45포인트(0.02%) 내린 5만3559.9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9.23포인트(0.25%) 하락한 7711.7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38.93포인트(0.52%) 떨어진 2만6402.42에 장을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3대 지수 모두 상승했다. 이번 주 S&P500은 0.5%, 나스닥은 0.9% 올랐다. 다우는 0.5% 상승해 3주 만에 주간 상승세로 돌아섰다.
워시 매파 본색에도 증시는 크게 흔들리지 않아
이날 시장의 시선은 워시 의장의 취임 후 첫 잭슨홀 연설에 집중됐다. 워시는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기조적인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현재 금융여건도 제약적이지 않으며 금리가 연준의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주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즉각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여 잡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전날 35.4%에서 이날 약 57%로 뛰었다.
미 국채시장에서는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가 11.8bp 오른 4.348%를 기록했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컸다. 10년물 금리도 약 5bp 오른 4.72%를 나타냈다.
그런데 최근 시장 불안을 키웠던 장기물은 상대적으로 안정됐다. 30년물 금리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워시가 인플레이션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면서 연준의 신뢰를 둘러싼 장기채 투자자들의 우려를 일정 부분 덜어냈다는 분석이다.
래리 홀젠탈러 캐털리스트펀드 투자전략가는 “워시가 신뢰를 다시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본다”며 “인플레이션과 이를 연준의 2% 목표로 되돌리는 데 매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시마 샤 프린시펄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 역시 “9월 금리인상 위험이 커졌다”면서도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은 투자자들이 정책의 명확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명확성이 더 매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마크 해켓 네이션와이드 수석 시장전략가는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었던 이유에 대해 워시의 매파적 입장이 새롭게 강화됐다기보다 일관되게 재확인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워시의 입장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가 있었지만 분명히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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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의 연설이 시장의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시켰지만 이제는 실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디티야 바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국경제리서치 책임자는 “워시의 연설은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말은 쉽다(Talk is cheap)”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8월 고용과 물가지표가 매우 약하게 나오지 않는 한 워시가 9월 금리인상을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워시가 다시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시장이 워시의 매파적 메시지에 다소 과도하게 반응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스카 무뇨스 TD증권 전략가는 “워시의 발언이 금리인상 확률과 최종금리 전망을 끌어올렸지만 시장이 과민 반응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9월 결정은 여전히 앞으로 발표될 고용과 인플레이션 지표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워시는 9월 인상을 예고한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원칙을 확인한 것에 가깝다. 월가가 이날 워시의 매파적인 연설에도 패닉에 빠지지 않은 이유다.
엔비디아·마벨 ↓…AI주는 높아진 눈높이 부담
이날 반도체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전날 강한 실적과 전망을 내놓으며 약 9% 급등했던 엔비디아는 이날 4.6% 하락했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1% 넘게 상승했다.
마벨테크놀로지는 10.3% 급락했다. 알파벳 구글과의 AI 칩 계약에서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을 둘러싼 우려에다 현 분기 수익성 전망에 대한 실망까지 겹쳤다. CNBC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대형 기술주는 상승했다. 알파벳(+1.7%)과 애플(+1.6%)이 올랐고 세일즈포스(+1.6%)도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며 다우지수를 지지했다.
종목별로는 갭이 약 13% 급등했다. 연간 이익 전망을 상향하고 부진한 올드네이비 브랜드의 새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페이팔은 사모펀드 어드벤트와 결제업체 스트라이프 컨소시엄이 인수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12.7% 급락했다.
달러↑·금↓…다음주 고용이 9월 금리 가른다
워시의 매파적 메시지는 다른 자산시장에도 빠르게 반영됐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0.4% 상승했다. 금 현물 가격은 3% 떨어진 온스당 4460.88달러를 나타냈다.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금값을 압박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3달러대, 브렌트유는 89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이제 시장의 초점은 다음 주 경제지표로 옮겨간다. 특히 8월 고용보고서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워시는 이날 9월 금리인상을 직접 예고하지 않았다. 월가에서도 전망은 엇갈린다. 시장가격은 인상 쪽으로 기울었지만 향후 고용과 물가가 충분히 둔화하면 연준이 동결할 여지는 남아 있다.
결국 이날 잭슨홀 연설은 9월 결론을 내려준 것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한 자리였다.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충분히 빠르게 내려오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그 기준을 충족했는지를 결정할 고용과 물가 데이터가 월가의 다음 시험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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