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춤' 재해석한 최태헌·이로운 "절제 속에 새로운 해석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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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I 2025.11.03 05:30:00

서울시무용단 '미메시스'
이로운 "황해도 무당춤, 나만의 시선으로"
최태헌 "바람 일으키는 한량무, 기대해도 좋아"
11월 6~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미메시스’는 잊혀져가는 본질을 되살리는 창작 작업이에요. 정통성에 바탕을 두되,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표현해내는데 주력했죠.”(서울시무용단 단원 이로운)

서울시무용단 수석단원 최태헌(왼쪽)과 이로운은 11월 6일부터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미메시스’에서 각자의 해석을 입힌 ‘한량무’와 ‘무당춤’을 선보인다(사진=이윤정 기자).
서울시무용단이 8개의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메시스’(Mimesis)로 관객을 만난다.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이미 전 회차 총 2000석이 매진됐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연습실에서 만난 수석단원 최태헌과 이로운은 “예전에는 전통 무용이 일반 대중들은 관심이 없어 ‘집안 잔치’하는 것 같았다”며 “이제는 일반 관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많이 찾아와 줘서 놀랍다”고 밝혔다.

‘미메시스’는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예술의 본질을 재현하는 행위’라는 미학 개념이다. 서울시무용단은 이번 작품에서 전통춤 8가지를 선택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전통춤의 움직임이 자연의 흐름과 닮아있다는 점에 주목해 각 춤에 자연의 이미지를 입혔다.

교방무에서는 고요한 물의 흐름을, 한량무에서는 도포가 스칠 때 일어나는 바람을 떠올리는 식이다. 이번 작품은 △물(교방무) △바람(한량무) △땅(소고춤) △번개(장검무) △허공(살풀이춤) △상승하는 힘(승무) △불(무당춤) △빛(태평무) 등 자연을 은유한 8개 장으로 구성된다.

‘교방무’와 ‘무당춤’을 맡은 이로운은 자신만의 개성을 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그는 “제가 맡은 황해도 무당 역은 남아 있는 자료가 거의 없어 상상력을 발휘했다”며 “강한 신을 다루는 북쪽 지방 무당의 기운을 나타내기 위해 칼을 든 장군의 이미지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교방무’에서는 유려하게 흐르는 물의 이미지를 몸짓으로 풀어낸다. 이로운은 “막힘없이 이어지는 물의 흐름을 여성적인 선으로 나타냈다”며 “의상과 소품도 곡선을 살려 전체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무용단 단원 이로운(사진=세종문화회관).
최태헌이 출연하는 ‘한량무’는 한량(멋과 풍류를 즐기는 양반)의 느긋하고 호방한 기품을 표현한 전통춤이다. 장단에 맞춰 도포 자락을 흔들거나 부채를 이용해 여유로운 풍류와 익살스러운 멋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최태현은 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서 이 춤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케데헌’에서 사자보이즈가 한량무 줄염(염주가 달린 갓끈)을 손으로 치며 리듬을 만드는 장면이 있다”며 “한량무는 보통 도포와 부채로 멋을 표현하지만, 사자보이즈처럼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태헌은 한량무에서 중심축 역할을 맡는다. 그가 중앙에서 부채를 활용해 바람의 흐름을 만들어내면 다른 무용수들이 그 움직임에 반응하며 춤을 춘다. 최태헌은 “기존의 한량무와는 달리, 절제된 멋 속에 힘있는 움직임과 세련미를 담고 싶다”며 “자연의 리듬과 내면의 감정을 함께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의 영향으로 스트릿 댄스가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전통춤에는 다른 춤이 흉내낼 수 없는 ‘절제의 미학’이 있어 어떤 춤보다도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로운은 “전통춤에는 슬프면서도 기쁘고, 하나의 작품에 여러 감정이 다층적으로 쌓여 있다”면서 “전통춤의 기본은 감정을 절제하는 데 있다. 여백이 있는 동작에서 품격이 드러나는 춤”이라고 강조했다. 최태헌은 “춤은 결국 살아 있는 사람의 이야기”라며 “이번 무대를 통해 우리의 숨결을 함께 느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무용단 수석단원 최태헌(사진=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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