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동물 알파카는 성격도 온순해서 기르기도 무리가 없다. 페루, 칠레,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남미 안데스 산악 지역과 초원 지대에 방목해서 키운다. 라마와 더불어 이 지역을 대표하는 동물로 꼽힌다. 알파카는 한 해에 한 번 한 마리씩만 새끼를 낳는다. 국내에 2016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처음 들어왔고 이후로 개별 농장으로까지 보급이 이뤄졌다.
|
인류가 알파카를 기르기 시작한 이유는 주로 털을 얻기 위한 것이다. 알파카 털은 최대 50cm까지 자란다. 양 털(10cm)보다 길다. 날이 차고 변화가 심한 고산 지대에서 적응한 결과로 해석된다. 연간 털 생산량은 한해 3kg 남짓으로 양 털(암컷 5kg, 수컷 8kg)보다 못 미친다. 알파카 털은 양 털보다 얇고 긴데 윤택이 나서 고급으로 친다.
길면 20년을 사는 알파카는 더는 털을 제공하지 못하면 식용으로 쓰인다. 주로 고령의 알파카를 도축하기에 육질이 달리는 측면이 있지만 최근에는 식용으로 길러서 잡기도 한다. 귀여운 외모와 인간을 잘 따르는 성격 등을 고려하면 식용에 거부감을 보이는 기류도 있다.
그러나 알파카 식용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알파카가 인간에 길들여진 시기는 기원전 3500년즈음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 지역에서 알파카는 라마와 더불어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는 주요 가축이었다.
훗날 역사학자들은 잉카문명(15~17세기)이 상대적으로 단명한 배경으로는 수레를 쓰지 못한 것을 꼽는다. 문명이 태동한 안데스 지방에는 바퀴를 단 수레를 끌 소와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터에 이동과 운송, 운반을 모두 인력에 의존해야 했다. 스페인 공격을 받아 멸망한 이후에야 비로소 우마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전까지는 알파카가 안데스 지역을 먹여살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