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직 공무원 정원은 2017년 7월을 기준으로 국가직인 소방청 소속 583명, 각 지자체 소속인 지방직은 4만 4792명이다. 결국 사비보상 문제는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에는 소방대원의 현장 활동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수단이나 근거가 아예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200만원 미만 피해 신청만 하면 보상
17일 소방청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소방대원의 현장활동 중 발생한 재산피해를 지자체가 보상하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시행하고 있는 곳은 서울·부산·대구·경기·충북 등 5개 지자체다. 울산시의회는 지난달 20일 관련 조례를 발의만한 상태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재난현장활동 물적손실보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최근 시행에 들어갔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달 초 해당 조례의 시행규칙을 마련해 손실보상금이 200만원 이하일 경우 별도의 심의절차 없이 시가 보상금을 지급토록 했다”며 “지난주부터는 재산피해에 대한 보상민원 전담직원을 마련해 현장대원은 소방활동에만 전념토록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보상금액이 200만원 초과일 경우에는 손실보상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상여부를 결정한다.
조례를 통해 지자체의 보상 근거를 마련하지 못한 지자체 중에는 ‘행정배상종합책임보험’(행정배상보험)을 통해 피해를 보상해주는 곳이 많다. 행정배상보험은 소방공무원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의 모든 공무수행활동 중에 발생한 손실에 대해 보상하는 보험상품이다.
18개 지역소방본부(17개 광역시·도+창원소방본부) 가운데 현재 행정배상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곳은 서울을 비롯해 울산·충북·전남·경북·경남 등 6개 시도다. 이들 6개 지자체는 구조·구급활동과 관련한 배상책임보험만 가입해 화재진압이나 생활안전 활동 중 발생한 피해는 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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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은 지난달 소방대원 사비변제 문제를 본지(불끄려 문 부쉈더니 변상하라는 집주인…면책법안 1년째 '낮잠')에서 지적한 후 행정배상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지자체에 해당 보험가입을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행정배상보험은 소방대원이 화재진압·구조·구급활동을 실시할 때 발생한 재산피해가 정당한 공무수행에 따른 것인지 아닌지 모호한 상황이나 고액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지자체는 예산 등의 이유로 보험 가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울산·전남·경북·경남 등 4개 지자체는 재난현장 활동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조례가 없을 뿐 아니라 행정배상보험도 가입하지 않아 소방대원들이 보상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다만 충북, 전남, 경북, 경남 4개 지자체는 소방청의 요청에 따라 행정배상보험 가입을 위한 예산을 배정해 놓은 상태다.
울산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행정배상보험 가입은 소방관뿐 아니라 울산시 전체 공무원이 가입하도록 돼 있다”며 “1년에 1억원 정도의 예산이 들다 보니 울산시가 보험 가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업무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는 소방청에 관련대책을 일임한 상태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소방대원들의 사비보상 문제가 불거지자 국장단 회의에서 해법 마련을 주문했지만 행안부는 소방청에 팔밀이 한 채 손을 놓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대원이 대부분 지방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행정배상보험 가입이든 조례 마련이든 지자체의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며 “행안부도 예산문제로 보험가입을 주저하는 지자체를 위해 예산지원이나 교부금 등의 인센티브 부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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