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하반기 추천작
사라진 것과 존재하는 것 사이의 틈 탐구
감각 중심 무대 언어로 특유의 미학 살려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현대무용단 춤판야무의 신작 ‘누수’(2025년 9월 4~7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는 사라진 것과 여전히 존재하는 것 사이의 틈을 춤으로 탐구한 작품이다. ‘나에게서 새어나오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은 어디로 흘러 무엇과 만나게 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번 공연은 제목처럼 ‘누수’(漏水, leak)라는 현상을 통해 삶의 궤적과 잃어버린 것들의 흔적을 좇는다.
 | | 춤판야무 ‘누수’의 한 장면(사진=김신중 사진작가) |
|
‘누수’는 서사를 따라 흐르기보다 파편화된 이미지들의 연쇄로 구성됐다. 폭발, 종유석, 탱고, 파동, 피에타 등 상징적인 장면들이 독립적으로 등장하며 서로 다른 시간과 감정을 환기한다. 그 중심에는 “누수는 상실이다”라는 명제가 놓여 있다. 안무가 금배섭은 누수를 ‘무언가를 잃고, 닿을 수 없게 된 상태’로 정의하면서도, 그것은 “소멸이 아니라 다른 시공간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춤판야무 특유의 미학도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했다. ‘누수’는 관객을 특정한 감정선으로 이끌지 않고, 해체된 장면들을 흩뿌려 각자의 경험과 감각으로 빈틈을 채우도록 유도한다. 그렇게 완성된 무대는 ‘흘러나감’이라는 물리적 현상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한줄평=“한층 강화된 금배섭 특유의 환유적 서사가 죽은 예수를 끌어안고 흐느끼는 성모의 눈물만큼이나 처연하다.”(김명현 무용평론가), “감각 중심의 무대 언어, 여백과 틈새의 활용 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김이경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사무국장)
 | | 춤판야무 ‘누수’의 한 장면(사진=김신중 사진작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