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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법원이 15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로 약식기소 된 구본능(69) 희성그룹 회장 등 LG그룹 총수일가를 정식재판에 회부한 데 이어 해당 사건을 다시 합의부에 배당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구 회장 등 LG 대주주 14명에 대한 사건은 경제사범 전담인 형사합의28부(재판장 최병철)에 배당됐다. 아직 첫 재판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단독 재판부 사건도 사회적 중요성이나 법리의 쟁점이 복잡하거나 하는 등 요건이 갖춰지면 합의부 사건으로 재배당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에 따르면 1심 단독 사건 중 사실관계나 쟁점이 복잡한 사건 또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사건 등은 재정합의를 통해 합의부에서 심리할 수 있다. 재판부는 이르면 다음 달 안에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쟁점 및 입증계획 등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 등 LG그룹 총수 일가들은 공판준비기일이 마치고 정식 공판 절차가 시작되면 법정 출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국세청은 계열사 주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10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로 구 회장 등을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했다. 구 회장 등은 탈루 행위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관리 책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양벌규정에 따라 국세청 고발인 명단에 포함됐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 9월 구 회장 등 LG 대주주 14명을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의 조세 포탈 액수가 총 156억여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약식기소란 벌금 등 재산형에 내릴 수 있는 사건에 대해 서면심리에 의한 약식명령 재판을 청구하는 절차를 말한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사건 심리에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약식사건 배당 판사의 자체 판단에 따라 직권으로 이들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아울러 법원이 해당 재판을 단독 재판부가 아닌 합의부에서 담당하는 것이 좋겠다는 재정합의를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구 회장 등은 경제사건 전담 합의부의 심리를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