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핵심자원 확보 관심 더 커져…자원개발 앞으로도 중요할 것”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형욱 기자I 2025.10.28 05:05:00

[만났습니다]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①
"탄소중립시대 석유·가스 자원개발 덜 주목하지만,
희토류 등 탈탄소 핵심 광물 오히려 더 주목받아"
"탐사선 ''탐해 3호''로 북극항로 개척에 기여하고,
다양한 CCUS 연구로 탄소중립 시대 앞당길 것"
"국가...

[대전=이데일리 김형욱 정두리 기자] “석유·가스 자원개발은 탄소중립 시대에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위해선 에너지·산업 전환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핵심 광물은 오히려 더 필수가 됐습니다. 지질 연구와 자원개발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이 대전 지질자원연구원 본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지질자원연구원)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은 최근 대전 본원에서 이뤄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자원개발의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평생을 지질과학 연구에 몸담아 온 그는 이에 대해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희토류는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전쟁이 벌어지는 중”이라며 “지질자원 연구, 자원개발 산업 자체가 위축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질연구가 핵심광물 확보 외에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 등 국가적 과제에 기여할 일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배출 온실가스를 모아 폐가스전 등에 저장하거나 광물탄산화 등을 통해 또 다른 자원으로 만드는 ‘탄소 포집 후 활용·저장(CCUS)’에 필요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사용후핵연료,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마련이라는 국가적 과제에서도 지질 연구는 큰 역할을 해야 한다. 권 원장은 “전문적인 탐사 기법과 기술 인프라로 적정 지층 후보지를 찾고 처분시설을 보호할지를 차례로 연구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권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탄소중립 시대가 되면 자원개발과 지질연구의 중요성도 약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석유·가스는 (탄소를 배출하는) 탄화수소 자원이기에 아무래도 탄소중립 시대에 주목을 덜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위해선 결국 에너지와 산업의 전환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 광물은 오히려 더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희토류를 둘러싸고 전 세계적으로 광물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 않나. 과거와 다른 측면에서 포커스를 받을 수 있지만, 지질자원은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연구 분야가 될 것이다.”

-석유·가스 자원개발은 앞으로 고민되는 지점이 될 것 같은데

“석유·가스 산업이 후퇴한다지만 지금 당장 무시할 필요는 없다. 옷이나 플라스틱 등 여전히 많은 생필품이 석유 자원에서 나오고 2050년 이후까지도 산업적 역할이 상당하리란 전망이 있다. 장기적으로 계속 자원탐사 활동을 해나갈 필요가 있고 연구원이 계속 연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다.”

-현재 진행 중인 탐사가 있다면

“연구원이 앞선 4~5년간 태평양 전역의 정보를 모아 희토류 농도가 짙으리라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지도를 만들었고 최근 서태평양의 유망 지역에 지구물리탐사선 ‘탐해 3호’를 보내 희토류 구조를 확인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태평양 지역에서의 희토류 상업생산은 아직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해양 영토와 자원 잠재력 확장 차원에서 계속 연구하고 있다.”

-탐해 3호란

“연구원이 약 1800억원을 투입해 건조한 국내 유일의 6000톤(t)급 지구물리탐사 전용선이다. 해양 탐사라고 하면 물을 뜨거나 퇴적물을 뜨거나 측정기를 심어놓고 회수하는 여러 방식이 있는데, 탐해 3호는 땅속에 신호(음파)를 보내고 받는 방식으로 지층 구조를 3차원으로 파악하는 복합 탐사 플랫폼이다. 땅속 전체를 사진으로 찍듯이 연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다른 탐사선이 엑스레이라면 탐해 3호는 CT나 MRI에 비유할 수 있다.”

-탐해 3호가 그밖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북극항로 개척 과정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북극항로 개척 그 자체는 극지연구소의 쇄빙선 역할이 크겠지만, 항로 개척 과정에서 탐해 3호가 아직 미지로 평가되는 극지 자원을 탐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항로가 개발되면 그 항로에 필요한 보급항이 필요하고, 또 보급항에서 쓰일 자원 인프라가 필요한 만큼 극지 자원 탐사도 활발해질 것이다.”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이 대전 지질자원연구원 본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지질자원연구원)
-연구원에서 탈탄소 수단인 CCUS 관련 연구도 활발한 것으로 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묻는 지중 저장(CCS)과 광물탄산화 후 활용(CCU)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CCS를 기준으로 지중저장소를 탐사하고 선정 후 저장 플랫폼을 설계해 주입하는 전 과정에서 연구원이 역할을 할 계획이다. 광물 탄산화 부문에서도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혁신에 노력하고 있다. 올 2월 CCUS법이 시행됐고 정부가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 로드맵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연구원도 방향이 잡히는 대로 관련 업무에 착수할 것이다.

그밖에도 탄소 감축이 쉽지 않은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연구나, 조개나 산호 같은 생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연구도 초기 단계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달 오랜 국가적 과제인 고준위 방폐물 처리 특별법도 시행됐다. 연구원의 역할도 클 듯한데

“지하 500~1000m에서 10만년 동안 (방사능) 영향을 받지 않는 시설을 만든다는 현 국제기준은 기술적 접근을 넘어 철학적 접근에 가깝게 설정한 건강한 기준 같다. 연구원은 지금껏 갈고 닦은 전문적 탐사 기술을 활용해 우리나라 지층 중 과학기술적으로 타당한 곳을 조사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그 지층 안에 처분시설의 방벽을 어떻게 하고 무슨 채움재를 쓰고 크랙(균열) 처리는 어떻게 할지를 연구해 나갈 것이다. 북유럽 등 국가가 이미 20~30년 동안 지하연구시설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온 걸 고려하면 우리가 좀 늦었다.”

-지난 연말 선정한 태백 지하연구시설 부지의 지층이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 나와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데

“일각의 우려처럼 퇴적암층이 섞여있지만, 그 하부 암반은 견고해 의미 있는 지하 연구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완전히 균일한 암반에 고준위 방폐물을 넣는 것이지만 세상에 완벽한 지층은 없다. 태백 부지에서 위험 요인을 극복하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고 필요 시 제2의 지하연구시설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논쟁은 과학적 성공에 이르는 좋은 방법이지만 늦게 시작한 연구 자체가 더 지연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권 원장은…

△서울대 해양학 학사(1997년) △서울대 해양학 석사(2000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 박사(2005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2001~2012년) △국립공주대 교수(2012년~) △한국CCUS추진단장 △산업통상자원부 동해심해가스전개발 기술자문위원 △한국남부발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자문위원 △해저광물자원개발 심의위원 △지질자원연구원장(5월~)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