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검찰이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마쳤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4일 포스코그룹에 손실을 끼치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배임 등)로 소환한 정 전 회장을 16시간 넘게 조사했다. 전날 오전 9시45분께 서울 서초동 검찰에 출석한 정 전 회장은 이날 새벽 2시쯤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정 전 회장은 조사에 앞서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 경영권을 시세보다 높게 평가해 사들여 그룹에 손실을 입혔는지 조사했다.
정 전 회장은 동양종합건설에 포스코건설 공사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수사팀은 정 전 회장이 포스코건설의 인도 제철소 공사 당시 3000억원 규모 공사를 동양종건에 주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회장 소환에 앞서 지난 1일 경북 포항 티엠테크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티엠테크는 제철소 설비를 관리하는 업체로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켐텍과의 거래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사팀은 포스코켐텍이 티엠테크에 일감을 몰아주고 수익 가운데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자금 일부가 정치권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과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대표 등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은 다음주 초쯤 정 전 회장을 다시 불러 티엠테크 압수수색 자료 등 새로운 증거를 토대로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