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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기업용 태블릿PC 개척을 위해 손잡고 있는 애플과 IBM이 이번에는 일본 우정청(우체국)과 제휴해 초고령 사회인 일본내 어르신들을 겨냥해 전용 `아이패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50대 이상 인터넷 이용자인 `실버 서퍼(silver surfers)`를 확보해 아이패드 성장 정체를 타개하겠다는 복안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30일(현지시간) 가지회견을 갖고 IBM와 공동으로 팀을 꾸려 수백만명에 이르는 일본내 노인층을 타깃으로 한 전용 아이패드 버전을 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는 애플과 IBM, 일본 우정청이 함께 하기로 했다.
애플과 IBM은 어르신들을 위한 기능과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우정청은 이 아이패드를 대규모로 구입해 기존 고객에게 무료 또는 한 달에 1000엔 정도의 소액 수수료를 받고 보급하는 일을 맡게 된다. 우정청은 현재 우편 배달 및 택배서비스와 금융서비스 사업부문을 공동으로 가지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일본에서만 400만~50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쿡 CEO에 따르면 일본 전용으로 출시되는 새 버전의 아이패드의 경우 어르신들을 위해 복잡한 기능을 배제한 채 인터페이스를 철저하게 단순하게 디자인하고 텍스트 크기를 더 늘리기로 했다. 또 어르신들이 친구나 친지, 손자, 손녀들과 편하게 화상통화를 즐길 수 있도록 페이스타임(FaceTime)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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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신사업은 지난 회계연도 2분기(1~3월)중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9%나 급감하는 등 2년째 뒷걸음질치고 있는 아이패드 사업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경우 노인층이 전체 인구의 25%에 이르고 있고 향후 40년내에 그 비중이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쿡 CEO는 “일본 뿐만 아니라 조만간 전세계 국가들 모두가 이런 고령화 문제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은 특히 노인층을 공경하는 사회 문화가 확산돼 있는 만큼 이번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데 가장 적합한 국가라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같은 실버 서퍼를 겨냥한 사업이 단순히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여 단말기 매출을 늘리는데서 끝나지 않고 애플이 적극 추진하는 헬스케어 사업에도 주된 고객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의료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건강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헬스키트는 물론이고 개인 정보를 과학적 연구에 쓰일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리서치키트 등 새로운 플랫폼들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