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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취업 눈치…‘신의 직장’ 한국은행 도전해볼까

정두리 기자I 2025.01.28 07:30:39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취준생의 선망 직종 중 하나
작년 종합직렬(G5) 85명 최대 채용, 올해 선발 늘릴 듯
다만 시중은행 대비 연봉 메리트 적어…갈수록 격차↑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올해 역대급으로 긴 설 연휴로 인해 모처럼 긴 휴식을 누릴 수 있게 됐지만, 연휴가 그리 달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바로 청운의 꿈을 품은 구직자들이다.

최근 경기 침체와 불확실한 정세로 인해 많은 구직자들이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모습니다. 구직자 10명 중 6명은 연휴를 활용해 취업 준비를 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에 따르면 구직자 1477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취업준비 계획’을 조사한 결과, 59.4%가 ‘취업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직 형태별로는 신입 구직자(62.9%)가 경력 구직자(57.8%)보다 취업준비를 한다는 응답이 소폭 많았다. 특히 설 연휴 때 할 구체적인 취업준비 활동은 ‘채용공고 탐색’(78.4%)이 1위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채용도 더 늘린다는데…도전할까

취준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직장은 무엇이 있을까. 민간기업중에서는 삼성, LG, SK 등 국내서 손꼽는 대기업들이 단연 눈에 띄지만 안정적인 미래를 위한 첫걸음으로 한때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한국은행도 뜨거운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과 물가 안정을 통한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1950년 설립된 한국은행은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이다. 국가의 모든 돈을 발행하고 관리하는 은행의 은행으로, 소위 폼나는 직장으로 분류되는 곳 중 하나다.

한국은행은 정치적 중립을 통해 외부의 간섭없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점이 특징이다. 통화·신용 정책의 연구 및 결정을 비롯해 화폐의 발행, 국내외 경제·금융 조사, 금융 시스템 건전성 관리, 지급결제시스템 관리, 경제통계 산출, 외환보유액의 관리, 국제금융기구와 협력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경기 침체와 불확실한 정세로 인해 취업문턱을 갈수록 높이고 있는 여타 대기업과 달리 한국은행은 최근 신입행원을 늘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정기채용을 통해 조사·연구·정책수립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종합기획직(G5) 신입 행원을 85명 뽑았다. 1982년 85명 채용 이후 최대로, 2023년 63명과 비교하면 22명이나 늘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은 2011년 이후 2360명으로 묶여 있던 정원도 올해부터 2480명까지 120명을 단계별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진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 경제를 컨트롤하는 한국은행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올해 조직개편에서도 경제통계국 개편 및 사업 확대 등을 통해기존 13국(局)·12실(室)·3원(院)에서 15국·12실·3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G5 신입 행원은 매년 8~9월경 정기채용을 실시하고, 익년 1월 초 입행한다. 채용 절차를 살펴보면 지원 자격의 경우 학력·연령은 제한은 없으나, 필기시험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모집부문은 일반과 지역전문으로 나뉘며 필기 응시과목은 △경제학 △경영학 △법학 △통계학 △컴퓨터공학 등 중 택일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7월~8월 지원서 접수→△8월 서류전형 합격자 선발→△9월 필기시험→△10월 1차 합격자 선발→△10~11월 면접→△11월 중순 잠정합격자 선발→△신체검사→△12월 중순 최종합격자 선발 등의 채용 절차를 거쳤다.

한국은행 전경(사진=한은)
◇안정성 높지만…처우는 시중은행 대비 아쉬워

한국은행이 취준생들에게는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 선망의 직장 중 하나로 꼽히지만, 처우에서는 시중은행에 밀리는 형국이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은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 7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억 60만원, 2021년 1억 30만원, 2022년 1억 330만원에 비해 크게 오르지 못한 수치이다.

반면 2023년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 1600만원에 달하며, 2020년 9800만원에서 시작해 2021년 1억 550만원, 2022년 1억 1280만원으로 비교적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은 직원들의 처우가 시중은행에 뒤처지기 시작한 2021년을 전후로 한은 직원들의 이탈 현상도 두드러졌다. 한은의 퇴직자 수는 2020년 132명, 2021년 136명에서 2022년에는 160명으로 급증했다. 이 중에서도 비교적 젊은 4~5급(과장~조사역) 직원의 퇴직도 증가했는데, 2020년 62명, 2021년 71명에서 2022년에는 80명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미뤄보면 민간 금융회사와 처우 경쟁력 면에서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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