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뉴스속보팀] 국내에서 이상간 성접촉보다 동성간 성접촉에 의한 에이즈(AIDS) 감염이 더 많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5일 대한내과학회지 최근호에 따르면 연세의대 감염내과 김준명 교수 등 국내 7개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2006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18세 이상 후천성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 1474명 대상으로 감염경로 역학조사를 한 결과 성접촉 감염경로는 동성간 34.2%, 양성간 25.9%, 이성간 34.6%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국내에서 동성간 성접촉으로 볼 수 있는 에이즈 감염이 전체의 61.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남성 감염자만 보면 비중이 63.5%. 연구진은 동성애자이면서 가끔 이성간 성접촉도 하는 양성간 성접촉을 동성간 성접촉 범주 안에 있다고 판단했다.
김준명 교수는 “양성간 성접촉은 의학적인 분류”라며 “동성간 성접촉을 주로 하면서 극히 드물게 이성간 성접촉을 하는 상황에 해당하는 만큼 동성애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18∼29세 에이즈 감염자 291명 중에선 동성간·양성간 성접촉이 71.5%(각 50.5%, 21%)으로 조사됐다. 젊은 층일수록 동성간 성접촉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반면 30·40·50·60대의 동성간·양성간 성접촉은 각각 62.9%, 61%, 46.1%, 51.1%로 10∼20대보다는 낮았다. 하지만 이성간 성접촉 비중보다는 많았다.
동성간 성접촉으로 인한 에이즈 감염이 더 많다는 내용은 과거 보건당국 조사와 상반된 결과다. 당시 정부 조사에선 동성애자라는 낙인을 두려워했던 감염인들이 보건소 직원들에게 성 정체성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반면 이번 조사에선 병원 주치의에게 개인적으로 솔직하게 감염경로를 밝혔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