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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비트코인 취득을 포함해 일반적인 기업 경영 상 목적으로 최대 5억달러(원화 약 692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미 월가 투자은행인 코웬과 BTIG를 유상증자 주관사를 선정했다고도 전했다. 다만 회사 측도 이 같은 투자의 위험성을 인지하면서 “향후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증자를 통해 비트코인에 추가로 투자한 결과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또 “우리는 비트코인 보유규모에 대해 특정한 목표를 세워놓지 않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데 따른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아직은 파생상품 계약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경영 상 목적이나 자금 관리 차원에서 필요할 경우 비트코인을 처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투자로 인해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고 알리면서 9억1780만달러를 이미 손상차손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투자 결정을 했던 마이클 세일러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가 CEO직을 내려 놓고 이사회 의장으로만 남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세일러 창업주는 “의장으로 물러나 회사의 장기 성장전략이나 비트코인 투자에만 집중하겠다”고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비트코인 투자를 위한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는 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대규모 평가손실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에 대한 베팅을 멈추지 않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준 것으로 읽힌다.
다만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거의 10% 상승하는 와중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12% 가까이 급등했지만, 이 같은 유상증자 계획 공시에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1.5% 하락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이용해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이후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까지 투자에 활용했다. 지금까지 총 27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12만9699BTC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재 12억달러(약 1조6600억원)에 이르는 평가손실을 입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