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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봐주기?…‘광고비 전가’ 내용 빠진 방통위 의견서

장영은 기자I 2020.10.10 15:51:10

“동의의결안에 대한 방통위 의견서에 광고비전가 빠져”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국내기업 역차별 우려 제기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논란이 된 국내 이동통신사에 대한 애플의 광고비 전가 문제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소극적인 태도로 대처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애플스토어 가로수길.


10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진행중인 애플코리아 동의의결안에 대한 방통위의 의견서에는 동의의결의 핵심 사안인 광고비 전가에 대한 부분은 빠져 있다.

‘동의의결제도’란 조사 또는 심의 중인 사건에 대해 해당 사업자와 규제기관이 시정방안에 합의하면, 법적 제재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소비자에게 신속한 피해 복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업에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 애플과 공정위간 동의의결안은 크게 이통사에 대한 광고비 전가와 이용자 보호 내용(장려금, AS) 두 가지다. 공정위는 애플의 ‘단말기 광고비용 거래조건 설정’ 등 6가지 위반행위에 대해 동의의결 절차를 진행 중이며, 지난 3일까지 의견수렴을 받았다.

앞서 김영식 의원은 지난달에 “애플코리아가 동의의결을 진행 중인 위반행위는 6가지로 이 중 가장 문제가 심각한 ‘단말기 광고비용 거래조건을 설정하고 이를 지급받은 행위’”라며 “광고업계에서 애플코리아가 2009년부터 이통사에 전가한 광고비를 1800억~27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동의의결안은 1000억원으로 지나치게 낮게 책정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통위 의견서에는 이용자 보호에 대한 내용만이 담겨 있어 위반 행위 대비 지나치게 적은 동의의결 금액(1000억원)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김영식 의원은 “방송위가 이용자 보호 관점에서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대안을 제시했지만, 동의의결의 핵심인 광고비 관련 문제는 외면했다”라며 “글로벌 사업자에 대해 이렇게 소극적 행정으로 일관해서는 국내사업자 역차별 문제제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통위 또한 동의의결제도 도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조사력·집행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사업자를 확실히 규제 할 수 있을 때 동의의결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번 의견서를 통해 애플코리아가 다른 제조사들처럼 이통사와 합리적 논의를 거쳐 양사 재원으로 공시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제조사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출고가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A/S시 주요 부품가격을 현재보다 상세히 사전고지하고, 자급제 단말기 이용자를 위한 분실보험을 도입하거나 이통사에 분실보험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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